돌아온 피터팬
제랄딘 맥코린 지음, 조동섭 옮김 / 김영사 / 2006년 10월
평점 :
절판


보자기를 덮어 쓰고 날아 가는 흉내를 낸 적이 있었다.
골목길을 걷다가 뒤돌아 보며, 그림자를 확인한 적이 있었다.
한밤중, 창문을 열어 놓고 팅커벨과 피터팬을 기다리다 감기에 걸려 고생한 적이 있었다.
그렇다.
내게 피터팬은 기다림이었다.
잠옷 차림으로 네버랜드에 갈 순없다며, 엄마 몰래 양말 까지 챙겨 입고 피터팬을 기다렸던 어린 시절
왜 내겐 찾아 오지 않는지 슬펐다.
그러다 조금 더 커선, 피터팬을 잊었다.
그리고..
살다가 휴~ 하고 한숨 쉴때, 살다가 눈물이 나고 억울해 질때, 그럴 땐 다시 피터팬을 떠올렸다.
하늘을 날고 싶어서, 네버랜드에서 어린아이로 평생 꽁꽁 숨고 싶어서.
그러다 또 잊고 살았다.
입에 술을 달고, 욕을 달고, 얼굴엔 언제나 접근 금지 푯말을 달고
그렇게 후크가 되어 갔다.
그리고 ˝돌아온 피터팬˝을 봤다.
그랬다.
그 곳엔 내가 있었다.
마음이 늙어 후크가 되어 버린, 피터팬이 되고 싶었던 내가.
슬픔보단 나같음에 더 슬펐고, 아픔보단 나같음에 더 아팠다.


˝생각 안 나? 요정을 믿지 않는다고 말할 때마다 요정 하나가 어디선가 죽는단 말이야˝
이 구절이 맘을 아프게 찌른다.
난 어른이 되어가면서, 피터팬을 믿지 않는다며, 내 속의 피터팬을 지워 나가고 있었다.
그래서 거울의 난 후크가 되어 버린건지도 모른다.

피터팬이 되고 싶었으나, 후크가 되어 버린, 슬픈 어른들을 위로하는 책.
그런 어른들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책.

피터팬~ 돌아와서 고마워, 그리고 날 이해해줘서, 날 위해 울어 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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