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 퀘스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62
도리스 레싱 지음, 나영균 옮김 / 민음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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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아이를 참 재미있게 봐서일까.
도리스 레싱의 소설에 또 손이 갔다.
모딜리아니의 그림도 한 몫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읽는 내내 그녀, 마사가 불편하다.
그 찬란한 젊음이 아까워서 화가 났다.
왜 그런거니.
왜...

그러다 아..
20살 그 빛나는 아이를
나는 40의 눈으로 보고 있구나.

예전 어린 시절,
호밀밭의 호올든의 그 끊어질 듯 섬세한 신경질적인 느낌들이
느낄 순 없어도 이해할 수 있었는데.
마사의 그 묘한 거미줄처럼 질기고도 가녀린 변덕과 알 수 없는 마음들을
이제는 불편하게 느낀다.
너무 아까운 하루인데, 그냥 서 있기만 해도 아름다운 청춘을
그저 버리는 듯한 마사를 이젠 40살...20살의 하루를 그리워하는 40살의 눈으로 보고 있으니
답답만 하다.
그러다.
아 불쌍하고 슬픈 젊음.
그 시절 일기장을 채웠던 사춘기같은 삶의 이야기와
젊지 못한 사람과 사람들에 대한 혐오,
그리고 배격들을 기억해 냈다.

그렇다.
전쟁과 정신없이 변하는 세상 속에 그냥 무방비로 던져진
젊지만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이들에겐
그저 변덕같아 보이는 순수만이 무기임을 알게 되었다.

자신의 삶을 어쩌지 못해 잠들지 못하는 마사.
마사가 찾는 것은 무엇일까
쫙 빠진 멋진 옷을 입는다고
밤새 떠들고 논다고
치기어린 젊은이들의 우상이 된다고
그 무엇도 마사를 채울 순 없어 뜬 눈으로 밤을 새우지만.
떠들석한 남자녀석들도 그저 아이인것을.
어떤 식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른체


40의 내겐 그들은 아직도 아이이다.
치기어린고 순수하지만.
아직 이 세상의 그 무엇에도 책임질 준비 되어 있지 않은,
우린 모두 그렇다. 위장을 하고 아닌 척 하지만 모두들에겐 불면의 밤이 기다리고 있다.
불면의 기억이 있다.

식민지나라에서 지배국가의 국민으로, 노예와 평등 사이에서,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에서
그리고 또 다시 터질 전쟁의 위험들 속에서.
어느 쪽을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마사.
좀 돌아서 오겠지만, 몇 번은 헤어지고 만나겠지만.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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