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수필집을 한권 샀다. 예전 고딩 대딩때는 무라카미 신간이라면 무턱대고 사던 때가 있었다.진리였지.그 병맛같은 수필집..과 묘한 매력의 소설책들....양을 쫓는 모험을 참 좋아했었다.그러다 수필집에 맛을 들였다.수필집 제목이코끼리 공장의 해피엔드세일러 복을 입은 연필...제목조차 범상치 않은그러나 평범하고 나른하지만, 그 속의 하루 하루가 참 부러웠던 책이다.맛있고 따뜻한 두부 한모, 매번 지기만 해서 항상 텅 빈 야구장에서의 맥주 한잔.햇살 좋고 음악이 있으면 그저 그걸로 된...작지만 소중한 것들을 많이 이야기하는그 속에서도 엉뚱 기발한 상상으로 웃음짓게 하는 수필집.나이가 들수록 소설보다 그의 수필이 더 끌린다.잠 안 오는 밤엔 한권쯤 옆에 끼고, 남편대신 해도 좋을 듯..ㅎㅎ 요번의 수필집도 그답다.아이들이 이 책을 보더니 채소의 기분? 그건 채소마음이지 라고 한다..그 말이 정답이다. ㅎㅎ 이 책을 읽고 나면마라톤으로 가까운 야구장을 찾아맥주 한 잔 마시며, 대낮의 조용함을 느끼고 싶어진다. (예전 국어선생님이 이런 백해무익한 책을 읽는다고 혼내신 적이 있다.그런 하루키가 노벨문학상 후보란다.. 국어선생님은 어떤 생각이 드실까...세상의 말세?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