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민음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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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하루키의 책을 좋아한다.
특히 수필류들을 좋아한다.
조금은 건들거리며,
손 하나 주머니에 넣고,
따끈한 두부 한 모와 맥주 한잔을 들고 가는 그의 모습이 보인다.
그러다 매번 지기만 하는 야구팀을 응원하고 조금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체 있어보기.
그런 그의 모습이 행간에 남아 있어 재미있고 읽을때는 나조차 여유롭다.

수필외의 소설들은 조금은 낯설다.
아주 익숙한 주변인들을 아주 익숙치 않은 공간으로 보낸다.
분명 익숙한 공간인데 낯설게 만든다.

고등학교시절 뜻밖의 귀한 인연들을 만난다. 봉사동아리를 통해 만난 친구들.
다자키의 영혼조각같은 친구들. 특이하게 다자키말고 그 친구들은 모두 색을 갖고 있다. 성에 색이 담겨 있다.
다자키는 그 것 외엔 이 마치 하나의 영혼조각같은 친구들과 매우 훌륭한 관계를 유지해 가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한순간 허망하게 깨진다.
왜 거짓말을 했는지, 왜 그 거짓말은 본인조차 믿었는지는 모른다.
그냥 그 시기 불안했던 마음이어서일까.

그리고 다자키는 달라진다.
눈빛도 모습도,
그리고 수많은 관계들 앞에서 두려워하거나, 아니면
무관심한척 해버린다.
무관심. 그리고 벽.
그런 그에게 연상의 한 여인이 다가오고,
갑자기 절교한 그 친구들을 찾아가 보라고 한다.

그러면서 서른이 훌쩍 넘은 다자키는 과거를 찾아 가본다.
이유도 알고, 왜 그러했는지도 알게 되지만,
되돌아갈순 없다.
그러나 다자키는 다시 시작하려한다.
관계맺음에 대해.

재미있게 잘 읽었다.
하루키 책을 기다리면서도, 뭐 무지 큰 기대를 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매번 기다리고
매번 처음으로 사려고 노력한다.
엄청 큰 기대와 가슴설렘은 아니지만
읽고 싶다.
시간을 잠시 잊고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아주 무더운 날, 매번 지는 야구팀의 경기장
텅빈 외야수자리에서
시원한 맥주 한잔 마시며,
아주 격렬한 젊은 날, 치열한 삶 사셨을 한 어르신에게
˝에구 젊은 사람이 한심하게..쯧쯧..˝
이런류의 시선을 한번쯤 받고 싶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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