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요일의 기록 - 10년차 카피라이터가 붙잡은 삶의 순간들
김민철 지음 / 북라이프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작가는 여자다.

일단 나랑 닮은 점이 있다.
기록과 기록.
단 그녀의 기록은 기록을 위한 기록이며, 이렇게 책으로 묶으니 아주 근사하다.
그러나 나의 기록은 화냄을 위한 기록이며, 착한 컴플렉스에 빠져 남에겐 아무 소리 못하는 바보등신의 소리없는 아우성을 위한 기록이다. 그래서 책으로 묶으면(물론 당연 자비로 ) 고소가 들어올 수도 있다.
그리고 그런 아무도 보지 않은 내 기록에조차 나는 수많은 소심함을 쳐발라 대고 있다.
소심함에 소심함으로 , 길을 가다 마음에 드는 무언가가 있어도, 혹 내 뒷 사람이 싫어할까봐 , 혹 하늘이 꼴갑떤다 할까봐 시크한 척 지나간다.
고개 쳐 들고 다니지만, 내 눈은 언제나 바닥을 본다.

책을 읽으며 느낀 건 부럽다였다.
겉멋이 들었다고 할까봐
비웃음을 당할까
진짜 좋아하는 것 앞에서
오래 서 있지도
한참을 주시하지도 못했다.
무언가에 쫓기듯 누군가에 들킬세라 후다닥
지나오며 아쉬웠던 순간
왜일까.
생각해 보니 진지하던 그런 이들을 내가 그런 시선으로 보았기 때문아닐까.
내가 부끄럽게 생각하는 나를 마주칠때마다 어쩔 줄 몰랐기 때문이다.

완벽히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밝은 이는 없다
그러나 깊은 심연, 언제든 밝은 빛을 낼 수 있는 진주들 하나쯤은 갖고 있다.
글쓴이는 자신의 우울과 어둠의 원천에 가족이야기를 담고 있다.
검은 건반으로 태어나 검은 건반으로 살아야 하나, 그런 검은 건반인 내가 좋다는 글쓴이
내 우울과 어둠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걸까.
맞추려면 끼우려면 충분히 가능하지만, 그러고 싶지 않다.
나 스스로 진실이 아님을 알기에
난 빛 바랜 노트의 귀퉁이 같은 내 존재감을 스스로 인정한다.
내가 밀어내고
내가 거칠게 다룬 나이다.
그냥 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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