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시 - 한사오궁 장편소설
한사오궁 지음, 문현선 옮김 / 책과이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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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시

 

암시의 저자 한사오궁은 중국의 대표작가 위화 , 모옌과 더불어 현대 중국문학의 거장으로 꼽힌다. 그는 노벨문학상후보로 거론되는 작가이기도 한다.

그의 작품 ‘일야서’를 읽은 적이 있는데, 일야서는 문화대혁명당시 홍위병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 책에서 그는 문화대혁명의 발생원인과 학생이었던 홍위병에 관하여 상세하게 얘기한다. 지식청년(소년)들이었던 그들이 문화대혁명의 선두에 서게 된 이유, 그들이 농촌으로 간 이유, 그리고 어른이 된 홍위병들에 관한 내용까지, 불행했던 그들의 삶을 서술하면서 문화대혁명에 관해 알려준다.

 

책과 이음 출판사에서 새로 출간된 그의 작품 ‘암시’를 읽고 그가 홍위병에 관해 상세히 알고 있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이 책의 색인에서 저자인 한사오궁이 1966년에서 1968년까지 홍위병으로 문화대혁명에 참여했음을 알게 되었다.

 

이번에 출간된 작품 ‘암시’에서 그는 말과 이미지 그리고 그속에 숨겨진 비언어적인 은밀한 정보 에 관해 얘기한다. 암시란 구체적인 이미지 속에 숨겨져 있는 비언어적인 감각을 말한다.

 

이것을 얘기하기 위해, 가장먼저 말의 너머에 있는 것으로 얘기를 시작한다.

“갓난 아이는 말을 하지 못하지만 즐거움이나 짜증 같은 감정을 느끼는게 분명하다. 우리는 아이가 먹고 싶어 싶어 울때와 싸고 싶어 울때의 울음 소리를 가려 낼수 있다.”

“귀머거리나 벙어리는 듣고 말하는 능력이 없지만 학교에 다니며 글을 배우지 않더라도 이성적인 사고나 감성적인 반응에 뒤처지지 않는다.”

눈동자라는 문자를 통해 우리는 눈동자라는 이미지만 떠올리는 것은 아니다. 맹자는 눈동자를 통해 상대방의 마음을 읽었다고 하는데, 이는 눈동자라는 말 너머에 거짓 감정이나, 진실한 감정이 있음을 의미한다. 이런식으로 저자는 얼굴, 관상, 비웃음, 증거등 단어들 너머에 있은 의미를 이야기한다.

이러한 경우는 ‘언어가 다다르지 못한 곳’이라하겠다.

 

물론 이것도 나중에 저자가 밝히지만, 언어 따위가 일찍이 다다르지 못하는 곳은 사실 존재하지 않고, 엄격하게 말해서 그것은 언어가 몰래 잠복해 있는 곳일 따름이라고 한다.

 

어쨌든 저자는 ‘말너머에 있는 것’을 시작으로 해서 구체적인 이미지를 얘기하는데, 이것도 일상의 구체적 이미지와 사회의 구체적 이미지로 구별하여 서술한다. 구체적 이미지와 그 속에 숨겨진 비언어적인 인상들에 의해 우리의 일상은 특정한 형태를 띄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장에서는 언어와 이미지의 공존에 관해 얘기한다. 이 장에서는 언어와 구체적 이미지가 어떻게 얽히고, 설켜 서로를 생성하고 성장, 제어하는지 알아본다.

 

이 책은 언어와 이미지의 수평적 나열이다.

저자가 이처럼 언어와 이미지에 관해 분석하는 이유는 현재 인류가 겪고 있는 위기가 특정한 문화적 스타일의 지배에서 연원하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한 생각하에 그동안 우리를 지배하고 있던 이미지들을 소환하여 자세히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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