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검심 28 - 완결
노부히로 와츠키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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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시시오는 강했다. 너무 강했다. 힘이 강했고, 마음이 강했고, 의지가 강했다. 그 선악을 생각하지 않고 말한다면 야망 일직선(음, 멋진 대사다)의 시시오에 비하면 켄신 따위는 과거에 발목이 잡혀 바둥거리는 애송이라고밖에 보이지 않는다. 아울러 멋진 악당은 옆에 멋진 여자를 끼고 있다는 전래의 법칙에 따라 고미가타 유미까지 데리고 있다는 점에 이르면,
...누님컴플렉스 에니시따위는 죽어버려라.(이카리 신지, "그러니까 모두 죽어버려라" 풍으로)
아무리 생각해도 에니시는 시시오 마코토에서 완결된 작품에 한번 더 끌어보자고 캐릭터를 가져다 붙인 게 아닌가 싶다. 물론 나쁘지는 않지만, 세계정복을 노리는 대마왕 뒤에 쪼잔한 누님컴플렉스 환자라니 순서가 안 맞잖아. 애니메이션에서는 제대로 살려내지 못한 칼부림의 박력에 있어서도 염령, 홍련완, 화산영신으로 중무장한 시시오에 비하자면 왜도술 가지고는 아무래도 영~ 켄신의 정신적 성장(서른 넘은 아저씨가?)을 주제로 한다면 에니시가 나온 것도 당연하다지만, 아무리봐도 이건 칼부림 만화지 소년성장물이 아니란 말야.
그건 그렇고 야망 일직선이란 저 단어 보면 볼수록 진짜 멋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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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덕한 카리스마의 매혹 - 우리는 왜 부도덕한 리더에 끌리는가?
진 립먼-블루먼 지음, 정명진 옮김 / 부글북스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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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자가 신의 전사로 선택받는 일 따윈 없다. 자신의 정당함을 주장하는 데 신의 이름을 빌리지 않으면 안 되는 연약함, 한번 신의 이름을 빌린 후에는 조금이라도 입장과 가치관이 다른 자를 악마의 앞잡이라고 몰아붙여 학살할 수 있는 잔인함, 자기 정당화에의 망집, 그것이야말로 신의 전사로서 갖춰야 할 자격이다.
다나카 요시키의 [창룡전]에 나온 한 구절이다. 그리고 이것은 '위대한 지도자 동지'의 전사로 선택받기 위한 조건이나 다름없다. 이런 조건을 만족시키는 '우수하고 순수한' 인간들은 부도덕한 카리스마의 위험성을 잘 알면서도 그들을 따르고 선호하며 간혹은 만들어내기까지 한다. 그리고 그 결과를 우리는 역사를 통해 잘 알고 있다. 아무리 인간에게 욕망과 불만이라는 속삭임이 있더라도 양심을 마비시키기 전에는 이는 투덜거림 이상으로는 분출하지 않는다. 그러나 타인의 카리스마는, 양심을 마비시키는 가장 확실한 마약이다.
반대로 말하자면, 사회의 구성원 하나 하나가 의문과 생각, 스스로의 정당함을 주장할 수 있는 강함, 입장과 가치관이 다른 자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포용력, 자신이 정당한 것만큼 타인도 정당하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춘다면, 부도덕한 카리스마의 지도자들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지금 하는 꼴들 보면 누가 나서서 다 쓸어줬으면 한다는 사실이지... 전 세계 정치계가 공통적으로 시끄러운데다 지저분한 게, 국민으로 하여금 정치에 관해 마치 악취나는 쓰레기통을 보듯이 곁눈질하며 의문도 갖지 않고 생각하지도 않게 하는 고도의 심리전이라는 주장까지 있는 판국이니까. 그런 꼴 보기 싫어서라도 최소한 나는 나의 리더가 되어야겠다. 물이 맑아지면 해충은 사라진다. 나 자신부터 시작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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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천사 2
타네무라 아리나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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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7권으로 완결. 사람 발작하게 만들어버립니다 그려. '착하다'는 점에서는 [후르츠 바스켓]의 토오루와도 맞먹지만, 미츠키가 안고 있는 죽음의 그림자와 절망의 유혹은 절대 애들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3권이었나, "죽는 건 결코 두렵지 않아. 오빠가 기다리고 있으니까."에서는 이미 침몰. 정작 그 기다리는 오빠는 엑스트라 취급 받은 끝에 밀려나버렸지만 놈팽이가 밀려나건 쫓겨나건 알 바 아님. 애니메이션은 조금 보다가 취향이 아니어서 포기했는데(꽃단장 금붕어는 취미없다. 특히 더빙 때문에 입 움직임이 안 맞으면 더더욱--;;) 코믹스는 애니와는 완전히 다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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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를 따라 일본 에도시대를 가다 - 400여 년 전, 조선과 일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나
정장식 지음 / 고즈윈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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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사에서 통신사는 일본의 요청으로 보내진, 우리 문화를 전파하고 가르쳐 교화시키기 위한 사절단으로 기술되어 있다. 어쩌면 맞는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 국사에서 통신사는 일본 정부의 요청으로 보내진, 은혜를 베풀어두는 수준의 접촉으로 기술되어 있다. 어쩌면 맞는 것인지도 모른다. 중국에 보낸 조공이 겉으로는 충성을 맹세하는 척 하며 실은 공무역과 사무역으로 막대한 차익을 남기는 무역행위였던 것이 진실일지도 모르는 것처럼.
하지만 역사의 한 면만을 보려는 행위는 위험한 법이다. 어떤 사실이건 한쪽 면에서만 보아서는 한 가지 사실밖에 알 수 없고, 그것은 시야의 축소와 왜곡, 아집을 가져오기 마련이다. 이 책은 지금까지 우리 입장에서만 보아온 통신사의 사행길을 일본의 측면에서, 그리고 그 중개지였던 대마도의 입장에서 보며 세 가지 시야를 정리해 통신사라는 것이 치열한 외교전의 현장이었음을 다시 한 번 증명해 보인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이런 책을 냈다가는 일제 추종자라는 소리를 들었을지 모른다는 것은 지나친 걱정일까. 섣부른 안심일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입맛이 쓰긴 하지만, 이런 책이 나왔다는 것은 정말 반갑다. 나 같은 일반인은 아무리 다른 시각에서 보고 싶어도 그럴 재주가 없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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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wup 2005-12-03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짧지만 흥미로운 기술이네요. 오늘 하루에만 몇 개의 리뷰를 쓰신 건지, 읽느라 정신없는 걸요. namu라고 합니다.

yuy04 2005-12-04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갑습니다. 오늘 좀 폭주했어요^^
 
왜 나는 눈앞의 고릴라를 못 보았을까?
리처드 와이즈먼 지음, 박종하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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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초짜리 농구 동영상을 보면서 선수들이 몇 번이나 패스를 하는지 세어 보세요.
그리고 선수들 사이를 어슬렁 지나가는 고릴라. 그러나 동영상이 끝난 뒤 '고릴라를 본' 사람은 극소수다. 사람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정신으로 보는 법이니까. 세상에는 눈뜬 장님이 의외로 많다. 혹은 대다수가 눈뜬 장님이다.
...나도 못 봤을 것 같다...
나 역시 눈뜬 장님인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자 소름이 끼치는 느낌이었다. 어릴 때부터 발명이니 하는 것에 관심을 갖고, 발명이란 것들이 - 진정 위대한 발명일수록 생활의 사소한 부분에서 살아난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으면서도 매년 쏟아지는 발명품들 중에 "이걸 왜 생각 못했을까!"하고 탄성을 질렀던 것이 몇 번이던가.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 지금이라도 얼마든지 눈을 뜰 수 있다. 눈과 귀를 열고, 남과 다르게 행동하며, 느긋하고 즐겁게, 하루에 한 번씩 왜? 라고 스스로에게 묻는다...
...
...
...시험 공부 해야 돼.
어쩔 수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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