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렛 위저드 6 - 천사가 내려온 밤(절판 예정)
카야타 스나코 지음, 김소형 옮김, 키가와 린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05년 2월
평점 :
품절


4.8kg짜리 권총을 장난감처럼 휘두르는 키 191cm짜리 우주 최강의 군인이자 최대의 대재벌, 재스민 ‘위저드’ 쿠어, 마음만 내키면 태양 속으로도 뛰어드는 우주 최고의 파일럿이자 이미 행성 하나를 통째로 말아먹은 바 있는 ‘해적들의 왕’ 켈리. 그들이 한데 뭉쳤다! 이 거대한 부부(…?)가 벌이는 사상 최'악'의 SF풍 할리퀸 바이올런스!
카야타 스나코 특유의 ‘끝내주게 멋있는 남자’들의 이야기랄까, 할리퀸을 꿈꾸던 작가분께는 미안하지만 이 작품은 남자와 여자의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전우를 위해 목숨거는 남자들의 이야기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델피니아 전기]에서 리가 그 화려하고 아름다운 외모에도 불구하고 전사의 영혼을 지닌 존재인 것처럼, 재스민은 결혼하고 임신하고 아이낳고 하지만서도 ‘이게 어디가 여자?’ 할 만큼 ‘자궁만 아니면 남자’ 인지라 ‘절대로’ 여자로는 보이지 않는다. 물론 작품 후반의 핵심이 “아이를 잃고 미쳐 날뛰는 어머니에게 저항하지 마라” 이기는 하지만... 차라리 루가 더 여성스럽지. 어쨌거나 고질라급 괴수 두 마리가 서로 목을 배배 꼬고는 닭살스럽게 붙어 있다가 자기들끼리 싸우기도 하고, 투닥거리다가 다시 들러붙고, 어쩌니저쩌니 해도 언 놈이 귀찮게 굴면 일단 빨간 고지라가 폭발해 휩쓸어버린 뒤 철저하게 머리 굴린 검은 고지라가 계획적으로 휩쓸어버리는 할리퀸 바이올런스. 이 둘 뿐 아니라, 여왕과 해적만큼이나 존재감을 지닌 [우주에서 최고로 미친] 크레이지 다이앤 역시 무지막지하여 아무튼 이 작자들에게 휩쓸린 상식인들만 불쌍하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최고속도 2.0을 못 넘는 시대에 혼자만 5.0이라니 좀 심하잖아...
카야타 스나코 저 작품이 다 그렇듯이 캐릭터가 ‘지독하게’ 멋있고 그 대신 일회용 엑스트라 악역은 봐 주기도 힘들 만큼 쓰레기지만 별로 신경쓸 필요는 없다. 금방 퇴장한다(먼산). 6권에서는 재스민이 퇴장하고 일흔이 넘은 나이스그레이(...) 켈리만 남은데다 루 프란세이드라는 신형 괴수(...)가 출몰하는지라 조금 밀리는 기미가 보이지만 후속작(?) [새벽의 천사들]에 4권부터 두분 다 출연해서는 정작 주인공인 ‘천사들’을 조연으로 밀어낼만큼 강렬한 캐릭터들. [델피니아 전기]에서 대륙 전체의 장군들을 기절 직전까지 몰아넣었던 리와 셰라가 입을 쩍 벌리는 장면도 나름대로 유쾌!
이제 두 사람과 옛 친구들 - 진저라던가, 헬렌이라던가, 알렉이라던가...과 만나는 장면이 기대된다. 무엇보다 핵심은 자기보다 연하인 부모와 만나는 댄. 특히 연약하고 조용하고 병약한 어머니의 실체가 우주전투기로 5만톤급 순양함을 들이받아 날려버리는 대괴수라는 걸 알았을 때의 반응이 미칠듯이 궁금합니다아아아!!!
누가 뭐래도 카야타 스나코이니만큼 “여어, 내가 니 에미다.” 정도의 상황으로 끝낼 리 없다는 사실을- 믿쑵니까?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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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로크 겨울무지개 3
히지리 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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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히지리 유키의 [초인 로크] 시리즈에 관심이 좀 있다. 몇 권은 직접 사서 가지고 있는데, 한 줄로 요약하자면,
[졸라짱쎄...](역시 비속어는 맛깔스러워라^^)
도대체 이게 어지간히 세야지, 아예 불가능이란 게 없다. 단순히 어느 만화처럼 전투력 수치가 높다던가 산을 부수고 바다를 가르는 문제가 아니라, 모든 문제를 점차 강해지는 초능력으로 뚝딱 해결해버린다는 것이 문제라 하겠다. ...아주 좋다! 난 먼치킨이 좋아!
그리고 이 [겨울무지개]는 원본 로크 시리즈의 한참 전- 모든 것이 시작되던 시대. 이천 몇십 몇년의, 아직 로크의 능력이 다 개발되지 않았고 아직은 지구의 기술도 충분치 않은, 그야말로 ‘소박한’ 시절의 이야기이다. 암, 얼마나 소박한지 로크는 ESP로 감각세뇌를 걸고 왕지명은 염동력으로 날아오는 미사일을 두들겨 폭발시키지(먼산).
이 ‘소박한’ 세계관 외에 마음에 드는 것은 캐릭터. 이야기의 크기가 작아진 만큼 전작 [초인 로크] 보다 세계관과 캐릭터의 밀도가 높아져 있는데다 그 캐릭터들이 하나하나 내 취향이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초인’이며 모든 인간에게 위험물질로 경계받게 될- 앞으로 영원을 살아가게 될 로크의 약간은 수동적이고 은둔적이지만 정에 굶주린 성격도, 깊은산속 옹달샘 옆의 절에서 지금 막 세상으로 나왔는지라 그야말로 ‘세상 물정 모르는’ 왕지명의 의외로 귀여운 짓거리도, 세상이 어떻게 망가졌는지 러시아와 미국이 연합한 북미연합이라는 게 생겼다는 건 그렇다치고 그 북미연합 소속의, 처음에는 ‘피도 눈물도 없는 군 스캐너’인 척 하고 나오더니 한 권 만에 귀여운 여자로 돌변한 러시아군 클리치코프 대위, 그리고 ‘졸라짱센’ 로크보다도 센 C국(장난하냐)의 터미네이터(...) 양방웅도 어이없긴 하지만 나름대로 멋져버린다. 전작 초인 로크를 보다가 넘어오면 아기자기하게까지 느껴지는 세계관이지만, 나름대로 즐겁다. 액션씬이 엉망진창인 건 슬프지만 뭐 어쩌겠나. 애초에 그걸 보는 만화가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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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 십자계 5
시로다이라 쿄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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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다이라 쿄우. [스파이럴-추리의 끈]의 작가다. 아스트랄하게 나가는 데 있어서는 기대해도 좋다.
[뱀파이어 십자계]는 왕국을 멸망시킨 공주를 되찾기 위해 나라와 혈족을 버리고 방랑하는 뱀파이어의 왕 로즈레드 스트라우스와, 그 무한한 힘을 두려워한 인간들이 창조해낸 사냥꾼-그러나 인간을 숙주로 삼아 그 생명력을 마시는 블랙 스완, 그 블랙 스완에게 생명을 빼앗기며 숙명을 물려받는 소녀들, 왕에게서 버림받은 동족들을 수호하며 그들을 위해 순수 뱀파이어-스트라우스의 시체를 원하는 옛 왕국의 대장군 브리지트 어빙 프로스트하트(누니이이임!), 이들의 애증이 시간과 함께 뒤얽히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시로다이라 쿄우의 작품답게 이 캐릭터들이 뒤얽히는 이야기 전개는 반전과 반전이 연속되면서 독자들을 끌어당긴다. 마침내 로즈레드 스트라우스 이상의 힘을 지니게 된 50대 블랙 스완 카유키가 스트라우스를 감싸는 1권의 반전, 브리지트와 스트라우스의 관계가 밝혀지는 2권의 반전, 아델하이트의 정체가 밝혀지는 3권의 반전, 난데없이 별이 떨어지는 4권의 반전, 뱀파이어 왕국을 멸망시킨 원인에 관한 스텔라와 아델하이트의 이야기가 작렬하는 5권, 다시 반전, 반전, 반전... 게다가 아직도 스트라우스의 실체는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기에, 아직도 벽난로 위에는 모닝스타가 잔뜩 널려있다.
애증이 얽힌다는 말이 진정으로 어울리는 작품, [뱀파이어 십자계]. 모든 고통과 절망을 짊어지고도 조금도 내색하지 않으며 꿋꿋하게 전진하는 스트라우스, 미묘한 감정의 흔들림을 보이는 카유키, 절망을 벗어나기 위해 더 절망해야 하는 진 렌카와 천년을 이어온 감정을 얼어붙은 마음 속에서 불태우는 브리지트, 여기에 더해 천년 전에서부터 갖추고 있던 스트라우스와 스텔라, 아델하이트와 브리지트의 찢어지는듯한 애증... 이야기를 붕 띄워버리는 문제만 없으면 시로다이라 쿄우의 스토리텔링 능력은 충분히 대단한 것이라고 감탄할 수밖에 없다. 붕 띄워버리는 게 치명타기는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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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페이스 Double Face 8
후지히코 호소노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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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페이스]는 싱글벙글 파이낸스라는 사금융기관에서 근무하는 주인공이 사실은 그 회사의 사장이며, 또한 뛰어난 트릭과 인맥을 갖춘 정의의 용사로서 악당들을 물리친다는, 상당히 소년만화적인 설정을 가지고 있다. 특히 [갤러리 페이크]와 하나같이 똑같이 생긴 캐릭터들이 나오는 모습은 의외로 재미있을 정도. 무엇보다 [갤러리 페이크]와 [더블페이스]의 각 주인공들은 똑같은 얼굴인 주제에 겉마음(...?)이 하도 차이가 나서, 그 갭만 해도 낄낄거리게 만든다. 한쪽은 예술품을 사랑하지만 그것을 돈 받고 팔아넘기는데 전혀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범죄자이며, 다른 한쪽은 정의를 위해 약자를 괴롭히는 덜 약자(...자기보다는 약하니까...)를 기꺼이 박살내는 역시 범죄자. ...별 차이 없는 건가? 그리고 사라양은 여기서도 러브러브♡.
왜 이런 일을 하는지는 모르겠고 알 필요도 없지만, 사실은 으리으리한 저택에서 미형 캐릭터의 특권인 프랑스식 아침식사를 즐기던 주인공의 또다른 모습 혹은 실체 DR.Whoo가 회사에서 온 전화를 받을 때면 아이들이 난동부리는 소리로 시끄러운 테이프를 틀어 배경음악으로 깔아놓고는 ‘처녀 때는 예뻣지만 결혼 20년 사이 아줌마가 된 아내와 망치 하나씩만 쥐여주면 온 일본을 반 년 안에 박살낼 듯한 세 아이와 함께 낡았어도 행복한 마이 스위트 홈의 시끄러운 아침을 즐기는 소시민’(길다...)으로 변신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변신영웅물의 핵심이랄까...
[갤러리 페이크]에서는 미술품에 대한 깊은 의식을 내보였던 작가답게 [더블페이스]에서는 마술에 대한 조예가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현재 8권, 아직도 그 진면목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다음 권을 기대할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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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말리는 낚시광 65
야마사키 주조 글, 기타미 겐이치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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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없음. 야심 없음, 자격지심 없음. 그저 자기 할 일을 하며 승진따윈 바라지 않고 토끼같은 마누라와 토끼같은 아들내미와 함께 유유자적 도시의 신선처럼 살아가던 평사원 하마사끼 씨. 그런 그를 보다못한 과장은 ‘낚시’라는 마성의 여자를 소개시켜주고야 만다. 그리고 어언 100권이 눈앞에 있다(먼산). 도박꾼은 손목을 자르면 발가락으로 패를 돌리며 중이 고기맛을 알면 절간에 빈대가 안 남아나고 늦게 배운 도둑질에 날 새는 줄 모른다고, 하마사끼는 등산을 가도 낚싯대를 들고가 개울이나 절벽을 찾아내고야 마는, 심지어는 골프치러 가서도 필드의 호수에 낚싯대를 드리우는 인간이 되어버렸다. 출장을 핑계삼아, 회사를 땡땡이치고, 일요일마다, 휴일마다, 방방곡곡을 떠돌며 낚싯대를 드리우는 그 모습은, 절대 제정신으로는 안 보인달까.
100권이나 방방곡곡을 떠돌다보니 매 화마다 소개하는 물고기와 그 낚시법도 다양하지만 사실 이 만화의 핵심은 물고기가 아니다. 느긋하고 자유로우며 공사구분이 확실하다 못해 자기네 회사 사장, 라이벌 회사 사장, 주일 미국대사, 교통성 대신, 기타 지나가는 사람 등등과도 사적인 공간에서만은 동등하게 머무르며 호쾌하게 낚싯대를 뿌리는 모습은 ‘신선’ 이라는 말에 모자람이 없다. 그리고 낚싯대를 들면 평사원 하마사끼와 낚시 친구인 ‘영감님’이 되어 하마사끼와 내가 많이 잡았네 네 물고기는 작네 심지어는 심심찮게 드잡이질까지 하지만 회사에 출근해서는 ‘사장님’이 되어 “어떻게 사장한테 그런 것도 안 양보해 줄 수가 있어!? 나쁜 녀석! 그 녀석을 당장 해고... 할 순 없고...”를 중얼거리는 스즈끼 씨 역시 신선과 놀다가 물들어버리는 근묵자흑의 전형을 보여준다(...이게 아닌가?). 그뿐인가, 길 하나 건너에 본사끼리 마주보고 선 라이벌 회사의 회장 또한 하마사끼의 그릇이 크다 못해 아예 없는 태도에 감화되어 끼어들어서는 하마사끼와 싸우고, 스즈끼와 싸우고, 그러나가 화해를 하기도 하고, 사소한 문제를 꽁하니 끌고가서는 회사 싸움으로까지 확대시키기도 하는 그런 틈바구니에서 오늘도 하마사끼는 느긋하게 낚싯줄을 던진다.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내 하마사끼의 즐거운 낚시 인생. 보고 있으면 ‘통이 커도 정도가 있지...’ 하는 탄식이 절로 나오는 만화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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