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말리는 낚시광 65
야마사키 주조 글, 기타미 겐이치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05년 10월
평점 :
절판


취미 없음. 야심 없음, 자격지심 없음. 그저 자기 할 일을 하며 승진따윈 바라지 않고 토끼같은 마누라와 토끼같은 아들내미와 함께 유유자적 도시의 신선처럼 살아가던 평사원 하마사끼 씨. 그런 그를 보다못한 과장은 ‘낚시’라는 마성의 여자를 소개시켜주고야 만다. 그리고 어언 100권이 눈앞에 있다(먼산). 도박꾼은 손목을 자르면 발가락으로 패를 돌리며 중이 고기맛을 알면 절간에 빈대가 안 남아나고 늦게 배운 도둑질에 날 새는 줄 모른다고, 하마사끼는 등산을 가도 낚싯대를 들고가 개울이나 절벽을 찾아내고야 마는, 심지어는 골프치러 가서도 필드의 호수에 낚싯대를 드리우는 인간이 되어버렸다. 출장을 핑계삼아, 회사를 땡땡이치고, 일요일마다, 휴일마다, 방방곡곡을 떠돌며 낚싯대를 드리우는 그 모습은, 절대 제정신으로는 안 보인달까.
100권이나 방방곡곡을 떠돌다보니 매 화마다 소개하는 물고기와 그 낚시법도 다양하지만 사실 이 만화의 핵심은 물고기가 아니다. 느긋하고 자유로우며 공사구분이 확실하다 못해 자기네 회사 사장, 라이벌 회사 사장, 주일 미국대사, 교통성 대신, 기타 지나가는 사람 등등과도 사적인 공간에서만은 동등하게 머무르며 호쾌하게 낚싯대를 뿌리는 모습은 ‘신선’ 이라는 말에 모자람이 없다. 그리고 낚싯대를 들면 평사원 하마사끼와 낚시 친구인 ‘영감님’이 되어 하마사끼와 내가 많이 잡았네 네 물고기는 작네 심지어는 심심찮게 드잡이질까지 하지만 회사에 출근해서는 ‘사장님’이 되어 “어떻게 사장한테 그런 것도 안 양보해 줄 수가 있어!? 나쁜 녀석! 그 녀석을 당장 해고... 할 순 없고...”를 중얼거리는 스즈끼 씨 역시 신선과 놀다가 물들어버리는 근묵자흑의 전형을 보여준다(...이게 아닌가?). 그뿐인가, 길 하나 건너에 본사끼리 마주보고 선 라이벌 회사의 회장 또한 하마사끼의 그릇이 크다 못해 아예 없는 태도에 감화되어 끼어들어서는 하마사끼와 싸우고, 스즈끼와 싸우고, 그러나가 화해를 하기도 하고, 사소한 문제를 꽁하니 끌고가서는 회사 싸움으로까지 확대시키기도 하는 그런 틈바구니에서 오늘도 하마사끼는 느긋하게 낚싯줄을 던진다.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내 하마사끼의 즐거운 낚시 인생. 보고 있으면 ‘통이 커도 정도가 있지...’ 하는 탄식이 절로 나오는 만화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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