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의 왕 4
타카시게 히로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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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동안 동물로 하여금 자신을 보호하고, 번식시키며, 확산시키도록 먹이를 주고 길들여온 식물들은 어느 순간 더이상 그럴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플랜트 버스트-이상식물성장. 지구는 푸르고 아름다운 행성이 되었다. ‘지나치게.’ 교통과 통신은 최소화되었고, 사회간접자본은 마비되었다. 그로 인해 1차산업 쇠퇴. 2차산업 붕괴. 3차산업 괴멸. 국가로서 기능하는 것은 일부 강대국 뿐, 그 이외에서 인간은 19세기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그리고 다가온 두 번째 충격. 식물들은 움직이기 시작한다. 걷고, 헤엄치고, 심지어는 날기까지 하는 식물의 세계에서 주인공 소우마 신은 몸 안에 식물을 주입받는다. 식물은 그의 부러진 뼈를 잇고 근육을 대신하고 피부를 강화하고 심장을 강제로 움직인다. 그것은 인간, 소우마 신의 소뇌를 운동중추로 사용하기 위한 것. 그 소뇌를 살려두기 위한 것. 그 덕택에 대뇌와 이성이 살아남아 인간이기 위해 발버둥치고는 있지만, 식물이 더이상 인간의 소뇌를 운동중추로 필요로 하지 않을 때까지 - 즉 식물이 스스로 그것을 할 수 있도록 진화할 때까지는 얼마 시간이 남지 않았다. 죽음 뒤에 있는 것은 식물에게 지배당한 좀비. 혹은 미쳐가는 괴물. 그런 미래를 눈 앞에 마주보고서도 신은 자신에게 ‘식물’을 주입한 형 소우마 켄의 뒤를 쫓고, 그런 그의 주변에는 각각의 목적에 의해 군인, 민간인, 적, 아군, 그리고 ‘동포’가 모여든다. 육체적으로 식물과 하나가 되어 인간이 아닌 그 무언가가 되어가는 신. 식물과 교감하며 전 지구적인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는 디나. 과연 그들은 인간인 것일까? 진화한 것일까? 그 무엇도 아니라면, 그들은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스프리건]의 타카시게 히로시가 스토리텔링을 맡은 만큼, 그 설득력과 박진감, 그리고 신비감은 장난이 아니다. 먹이 사슬의 정점에 위치하였으면서도 그동안 집사이자 하인이자 가축인 동물-그리고 인간에게 지구를 맡겨두었던 주인, ‘식물’이 ‘이제 너희는 해고야.’라고 말한다면, 인간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다음 권을 기다리게 하는 작품임에 틀림없다!

추신. 미군 많이 좋아졌다. 여군을 얼굴 보고 뽑는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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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 보내온 편지 2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들 16
시오노 나나미 지음, 백은실 옮김 / 한길사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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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세상에 재미있는 책은 많고도 많지만, 읽으면서 무심결에 어느 구절을 소리내어 따라 읽고 그 읽은 소리를 귀로 듣고는 웃어버리게 하는 작품은 흔치 않다. 2권의 한 문장, 오딧세우스의 역정을 신의 벌이 아니라 대역사를 이루고 기분 좋아진 남자가 잠깐 한눈 좀 판 것이라고 한 문장으로 요약한 문장은 진정 굉장했다. “용서를 하든 안 하든, 이건 2차 3차를 술 마시러 가는 걸 심리학적으로 고찰한다고 하면 그걸로 충분히 해석 가능한 행동이니 별 수 없지 않겠소.” 이불을 덮고 읽다가 무의식적으로 암송해 버렸다. 그것이 귀로 들어오는 순간 머릿속에 ‘술 마시고 아침에 들어오면서 마누라에게 요리조리 핑계를 대는 공처가 남편’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바람에 책을 떨어트리고 데굴데굴 굴러야 했다.

 

제대로 된 리뷰는 한번 더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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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의 대가 Mr. Know 세계문학 18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 지음, 김수진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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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속의 영웅들은 늘 곧게 뻗은 검을 지니고 있다. 죽음을 넘어 곧게 뻗은 검은 명예의 상징이며, 명예를 아는 사나이들의 펜싱 라운드야말로 사나이들의 대화, 검에 의한 결투야말로 명예를 지키기 위한 신사들의 결투방식이었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에 따라 얼굴도 보이지 않는 거리에서 상대방을 쏘아 죽이는 피스톨이 일반화되고 점차 검에 의한 결투하는 것이 천박한 농담이 되어가는 시대에, 스스로를 구식이라 말하지만 명예와 전통을 고수하며 그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지켜나가려 하는 노인이 있었다. 시대는 19세기, 혁명가와 반란자와 왕당파가 골목골목에서 서로 목소리를 높이는 변화의 시대에, 그는 모든 것의 주변인이라는 좁은 틈에 조심스레 몸을 얹고 그저 자신의 길을 걷는다. 그가 바라는 것은 명예도 부도 명성도 아닌, 자신의 소망 - ‘성배’라 이름붙이고 조심스레 보듬어 온, ‘완벽한 공격법’의 완성일 뿐이다. 총화기의 시대에 무의미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렇기에 그것은 마치 가장 완벽한 예술품을 빚어가는 장인의 손길을 닮아 있다.

그리고 19세기라는 시대에 검술을 익히고 능숙하게 사용하는 묘령의 미녀. 그녀가 흘려보대는 미묘한 기류는 진정으로 관능적이며 오묘했다. 성을 자유롭게, 까놓고 말해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현재의 기조에 비해서도 몇 배나 매혹적인 은은한 향기는 노검사 하이메 아스타를로아의 서투르고 은밀한 사랑과 함께 ‘성배’에 대한 검사=장인=예술가의 사랑과 소망을 현실화하여 느끼게 하여주는 듯했다. 익숙치 않은 펜싱 용어가 마치 시구처럼 드리워지는 낯선 문장 속에서 넘쳐흐르는 소망과 사랑은 아름답기조차 했다. 그 시대의 정치적, 사회적 사건들을 섬세하게 설명해가면서도 그런 시대에서 한 발 물러서 자신의 소망을 보듬어가는 노인의 모습은, 정치 스릴러라는 작품의 장르와 부조화의 조화를 이루며 나를 노검사의 심정 속으로 빨아들였다.

“명예를 아는 남자들의 대화는 사라지고 얼굴도 보이지 않는 거리에서 쏘아대는 피스톨의 소음과 뒷골목에서 휘둘러대는 주머니칼만이 남을 시대가 올 것입니다.”

하이메 아스타를로아의 대사는 서글프고 무력했다.

‘그러나 그런 시대가 온다 하더라도, 사랑에 배신당하고 사회는 변혁하고 시대는 흘러갈지라도 나는 ‘성배’를 받들지니.‘

그러나 하이메 아스타를로아의 마음은 곧고 굳건했다. 그리고 나는 그 마음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번역자분의 말마따나, 한동안 검술을 배우고자 하는 욕망에 발버둥치지나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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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도의 길
도나미 마모루 지음, 임대희.허부문 옮김 / 소나무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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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에 따르면 풍도馮道는 당나라 말기에 황소의 난이 한창일 때 태어나 당나라에서 송나라로 이어지는 중국사의 전환기 - 곧 오대십국으로 분열된 시기에, 다섯 왕조/여덟 성씨/열 한 명의 천자를 잇따라 섬기면서 고위 관리로 30년, 재상으로만 20여 년을 지냈다고 한다. 이 때문에 풍도는 예로부터 절개와 염치가 없는 인물의 대명사로 취급되어 왔는데, 반대로 16세기 명나라 때의 이탁오는 [장서] 뒷부분에서 풍도를 극구 칭찬한다.

정작 책에 드러난 풍도의 삶은 너무나 순탄해서 별로 재미가 없을 정도다. 크게 위기에 몰린 적도 없고 선택의 기로에 선 적도 없다. 근데 생각해보면 저 대혼란기에서 저렇게 재미없게 살았다는 게 굉장한 일이기도 하다. 그 혼란 속에서도 아무 어려움 없이 편안히 살다가 편안히 떠나갔다. 어떻게 보면 처세의 달인이지만 그렇다고 부귀영화를 탐한 것도 아니라 그저 살아간 것 뿐. 마치 물처럼 공기처럼 어울려 살아간다는 도가사상을 몸으로 증명해 보였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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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두각시 서커스 40
후지타 카즈히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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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음모다. 음모가 틀림없다.

내 지갑을 닥닥 긁어서 바닥내려는 CIA의 음모가 틀림없다-!!!!!

농담은 이쯤 하고, 그동안 대책없는 액션 때문에 잊고 있었지만 아직도 가토 녀석은 제정신을 못 찾고 있으니, 3권에서 상실한 어이를 아직도 못 들이대고 있다. 엘레오놀만 불쌍항 따름--;; 갈수록 콜롬빈이 귀여워 보여서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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