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풍도의 길
도나미 마모루 지음, 임대희.허부문 옮김 / 소나무 / 2003년 6월
평점 :
절판
서문에 따르면 풍도馮道는 당나라 말기에 황소의 난이 한창일 때 태어나 당나라에서 송나라로 이어지는 중국사의 전환기 - 곧 오대십국으로 분열된 시기에, 다섯 왕조/여덟 성씨/열 한 명의 천자를 잇따라 섬기면서 고위 관리로 30년, 재상으로만 20여 년을 지냈다고 한다. 이 때문에 풍도는 예로부터 절개와 염치가 없는 인물의 대명사로 취급되어 왔는데, 반대로 16세기 명나라 때의 이탁오는 [장서] 뒷부분에서 풍도를 극구 칭찬한다.
정작 책에 드러난 풍도의 삶은 너무나 순탄해서 별로 재미가 없을 정도다. 크게 위기에 몰린 적도 없고 선택의 기로에 선 적도 없다. 근데 생각해보면 저 대혼란기에서 저렇게 재미없게 살았다는 게 굉장한 일이기도 하다. 그 혼란 속에서도 아무 어려움 없이 편안히 살다가 편안히 떠나갔다. 어떻게 보면 처세의 달인이지만 그렇다고 부귀영화를 탐한 것도 아니라 그저 살아간 것 뿐. 마치 물처럼 공기처럼 어울려 살아간다는 도가사상을 몸으로 증명해 보였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