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션의 앤디위어가 달을 가지고 돌아왔다.소감부터 말하자면 행복했다. 책을 읽는 이유 중 가장 크게 차지하는 부분을 꼽자면 대리만족? 대리경험을 꼽을 수 있다. 직접 해볼 수 없는 것들을 책을 통해 접하면서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거기에 빠져서 마치 그곳에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다. 그런 점에서 책을 읽는 내내 실제로 내가 달에 있는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시간이 더 지나서 나중에는 달에도 가고 우주에도 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지금 당장은 불가능한 일을 간접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다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그만큼 과학적으로도 일리가 있고 과학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고 할 지라도 친절한 설명이 곁들여 아~ 정말 그렇겠구나 하는 생각 때문에 더 사실처럼 다가온다.아르테미스를 한줄로 요약을 하자면 재즈바샤라가 416,922 슬러그를 벌기 위해 달에서 벌이는 위험천만한 모험이라 할 수 있다.보는내내 화성에이어서 달도 이렇게 멋지게 창조를 한 앤디위어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마치 집을 짓듯이 터를 다지고 골조를 세우고 한단계 한단계 진행을 하여 비바람에도 끄떡없는 집을 만들듯이 화폐부터 시작해서 세심함이 눈에 띄었다. 이 이야기의 배경이 달이 아니라 지구였거나 허무맹랑한 이야기처럼 달이니까 이럴수도 있자나? 이런식으로 썼다면 에이 뭐야~ 라며 조금 읽다가 버려졌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만족 또 만족이었다.요즘들어 글을 써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런 측면에서는 기가 많이 죽었다. 이런 책은 준비만으로도 얼마나 걸릴지 상상조차 안되니 말이다. 하지만 독자의 입장에서 볼 때는 이야기도 좋고 그 배경도 탄탄해서 머릿속으로 나만의 영화를 찍을 수 있을 정도로 잘 쓰여진 소설을 안 볼 이유는 내가 봤을때는 없다. 달에서의 생활이 궁금하다면? 마션을 재밌게 봤다면? 주저없이 읽기를 권한다. 이 책도 영화화 되길 빌며 글을 마친다.
재화와 용기의 이야기단맛은 전혀 없는 초록색맛 아이스크림 같은 재화커리지가 아닌 컨테이너 같은 용기장르소설 작가인 재화는 자기가 썼던 소설을 엮으며 그간 얼마나 용기를 극중에서 죽였는지 세삼 놀랐다. 한편 한편 탈고를 할때마다 용기의 몸에 문신처럼 문장이 새겨진다.한편 한편 어떻게 재화가 용기를 죽이나 궁금해하다가 갑자기 스릴러로 분위기가 바뀌어 놀란감이 적지않았다.그래도 해피엔딩!!만나야 할 사람은 어떻게든 만나게 되어 있으니 가급적이면 헤어질 때 깨끗하게 헤어지자. 절단면이 깨끗할 수록 다시 만났을 때 잘 붙을 수 있으니 말이다.재인,재욱,재훈을 먼저 읽고 이 책을 봤는데 소소한 초능력에 대해 언급하는 부분이 있어서 반가웠다. 출간일으로만 보면 한참 뒤인데 상상만 하고 있었던건지 아니면 이미 써놨는지 궁금하면서도 나는 이게 무슨말인지 알지~ 하며 미소가 지어졌다.이 책이 출간일 순으로 보면 첫 장편소설이라 아마도 자신의 이야기가 많이 들어 있었던 것 같다. 재화에게서 정세랑 작가님을 볼 수 있어서 더 좋았다. 다음은 지구에서 한아뿐!
삼남매에게 어느날 생긴 초능력누구에게 내세울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초! 능력이런 능력으로 뭘 할까 싶지만은 아무것도 아닌 우연, 아주 조그만 초능력, 평범하고 작은 친절, 자주 마주치는 다정함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는 작가의 마음이 잘 느껴졌다.소소하다. 노래시작했다 노래끝났다 처럼 이야기가 짧다. 그래도 느낌이 좋다. 그래서 정세랑 작가님이 좋다.
티비에서 광고가 나온다. 대리운전, 택시, 버스 등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으면 그시간에 생산적인 일을 더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나도 한때는 이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처음 이 책을 골랐을때는 영화 ˝일곱가지 유혹˝을 떠올리며 그런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들어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읽다보니 설정은 그대로 유지한 채 각기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어 이야기가 얕고 밋밋했다. 그래도 이야기 하나 하나가 짧기도 했고 한번 잡으면 여간해선 안놓는 편이라 읽다보니 뭔가를 얻을 수 있었다. 이 책에서 제일 좋아하는 에피소드와 연관이 있는건인데 이 이야기를 하려면 일단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가 어떤 형식으로 흘러가는지 알아야 할 듯 해서 최대한 간단하게 소개를 하겠다.이야기는 항상 화자가 청자에게 자신에게 있었던 사건들을 말해주는 형식이다. 화자는 2cm정도되는 크기의 작은 악마인 아자젤을 소환할 수 있는데 이 아자젤에게 부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을 위해서는 하지 못한다. 그래서 자기가 아는 사람들이 곤경에 처했을 때 그것을 해결해주기 위해 악마에게 부탁을 한다. 하지만 그 부탁이라는게 표면상으로는 자신의 지인의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다. 그래서 그런지 하는 부탁마다 다 처음엔 좋을지 몰라도 결과는 안좋게 끝이난다. 화자에게 이러이러한 아는 사람이 있었는데 어떤 어려움을 호소해서 자기가 아자젤에게 부탁을 해서 처음에는 좋아 보였지만 이러이러하게 끝이났다는 이야기를 계속 쏟아낸다.이제 제일 인상깊었던 이야기를 소개해보자면 화자의 지인 중 글을 쓰는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는 항상 화자를 만날때마다 자신이 운이 없다고 그로인해 낭비하는 시간이 너무 많아서 생산적인 일을 할 시간이 없다고 불편을 토로했다. 택시를 기다리거나 은행에가서 줄을 서거나 하는 일들말이다. 그래서 아자젤에게 부탁을 하여 이런 일들을 말끔히 없애주었다. 택시를 부르려 손을 올리자마자 택시가 태우려 줄을 서고 은행에 들어가면 빈창구가 항상 있는 등 기다리는 시간 자체가 사라졌다. 그 친구의 바람대로 기다리는 시간을 창작 등 생산적인 일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그 친구는 전혀 글을 쓸 수 없게 되었다. 그이유는 기다리면서 속으로 왜 이런 불필요한 일을 내가 겪어야 하는가 라고 느꼈던 분노가 창작의 원동력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분노를 못느끼니 쌓이는 것도 없고 뭔가를 토로할 것이 없어 글을 쓸 수 없게 된 것이었다.이 에피소드를 읽기 전까지 이게 뭔소린가 하면서 계속 봤었는데 이런 소리를 하려고 이 책을 썼나 싶었다. 어떤 일이든 양면성이 있다. 마냥 자신에게 나쁘다고 생각했던 일이 실제로는 꼭 필요했던 일인 것처럼 말이다.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하지 않았던가. 무슨 일이 벌어졌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이 더 중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