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지의 두 여자
강영숙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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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 [라이팅 클럽]으로 처음 만났고 분지의 두여자는 작가와의 두 번째 만남이다. 그녀를 다시 만난다는 반가움에 덥썩 들었지만 다소 무거운 내용을 담고 있다. 읽으면서 자꾸 책의 뒷면에 쓰여 있는 삶이라는 재해속에 있는 우리라는 말이 떠올랐다. 삶의 무게는 누구에게나 있는 것라고들 하나 해일처럼 밀려드는 삶이라는 재해속에 힘없이 무너지고 선택의 기로에 설때가 있다. 그 선택의 결과가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 하더라도 그들을 탓할 수는 없다

 

 

 

오민준은 청소 용역업체에서 서울시민들이 쓰레기를 담아 내놓은 종량제 봉투를 수거하는 일을 한다. 하루에도 수없이 쏟아지는 쓰레기를 치우는 일을 하다가 바구니에 담긴 아이를 발견한다. 왜 그랬을까 민준도 모른다. 그저 그렇게 두어서는 안된다 생각했을뿐,

 

 

샤오는 한국사람이지만 한국이름을 사용하지 않는다. 이름을 직종에 따라 바꿔가면서 사는 샤오. 현재는 삼계탕을 파는 식당에서 일을 한다. 하루종일 브레이크 타임도 없이 장사를 하던 식당이 요즘 조류 인플루엔자가 퍼지면서 장사가 되지 않아 샤오는 일자리를 잃고 따로 살고 있는 딸에게 주려고 모아둔 돈마저 같이 살던 동거인 언니가 훔쳐가서 길거리에 나앉는다.

 

 

진영은 대학교 친구들과 술자리를 하고 난후 하교길에 실종되었다가 호수에서 시체로 발견된 딸을 잃은 슬픔에 빠진 엄마이며 직업은 대학교수다.

 

샤오는 당장 돈이 필요한 절박함에, 진영은 딸을 잃은 슬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대리모를 선택하게 된다. 그들의 임신과 출산의 길은 평탄하지 않게 흘러가는데 ...

 

 

쓰레기처럼 버려진 아이를 그대로 두지 못하고 데려와 고민하는 민준과 대리모를 하게 되는 샤오와 진영. 대리모가 임신의 과정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돌발 상황이 생기거나 태어날 아이의 신체가 정상적이지 않은 것에 계약 파기와 함께 모든 책임을 대리모에게 떠넘기는 클라이언트.

 

 

샤오와 진영의 선택이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보기에는 개연성이 떨어진다고 생각을 하다가 검색을 해보게 되었는데,..... 좀 놀라웠다. 우리나라는 대리모를 규제하고는 있지만 아직 법적인 논란이 있는 부분이 있고 불법이다 보니 암암리에 시행되고 있다. 그 외 합법적인 나라가 상당했다는 것. 합법적인 나라에서는 이미 대리모 사업이 일반적인 사업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 빈궁한 삶에서 큰 돈을 마련하는 일이라 선택하는 샤오, 살아갈 희망을 잃은 상태에 삶의 의미를 찾는 마음으로 선택하는 진영은, 어쩔수 없다고는 하지만 자신의 의지에 의해 대리모를 선택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상업적으로 여성이 이용되거나, 일부 낙후된 지역에서 생계를 위해 가족의 강요에 의해 대리모 사장으로 내몰리는 여성들이 상당하다고 한다

 

미디어를 통해서도 2019년 국내의 한 방송국에서 각종 불법이 자행되는 대리모 실태를 고발하기도 했고, 인도의 대리모 참상을 방영한 외국 다큐멘터리도 있었는데 그 사례와 실상이 생각보다 거대하고 또 인간 공장을 생각하게 할 만큼이는 검색 결과들을 보면서 어쩌면 내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지극히 일부라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전 교황이 전 세계적으로 대리모를 금지해야 한다는 뉴스가 왜 논란이 되나 싶었는데 아이가 간절한 난임, 불임부부들의 의견과 인간의 존엄성이 상업화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무지. 무지해서 논란의 요지마저 파악하지 못했다는 부끄러움이 들었다.

 

출판사의 지원도서이며 주관적으로 작성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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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언어
김겨울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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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목소리에 반했다가 이제는 그녀의 글에 반한다.일상구석구석을 돌아보는 시선. 그녀의 시선을 따라가는 길이 즐겁다. 이 계절에 읽어야만 할것같은 산문집. 행복한 만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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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움직인 문장들 - 10년 차 카피라이터의 인생의 방향이 되어준 문장
오하림 지음 / 샘터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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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문장을 수집하고 그문장을,드라마를 보며 명대사를 필사하기 좋아합니다.아마도 결이 비슷한 분일까 하는 기대감으로 책을 폅니다.오늘도 그 문장들로 나의 일상이 가득채워지길 바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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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버의 후회 수집
미키 브래머 지음, 김영옥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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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버는 죽음을 앞둔 이들과 일정 시간을 같이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삶을 정리하는 데 도움을 주는 일을 한다. 이름 조차도 생소한 임종 도우미, 클로버의 직업이다, 어릴적 하일랜드 선생님의 죽음을 눈앞에서 지켜보던 그 때부터였을까. 같은 날에 죽음을 맞은 부모를 둔 탓일까. 일찍 철이 드는 클로버를 누구보다 반듯하게 자랄수 있도록 지켜준 할아버지가 자신이 없는새 홀로 죽음을 맞이해서 였을까?

 

그녀는 사람과의 관계 맻기가 무섭다. 자신의 직업을 알고 나면 마치 그녀가 죽음이라도 되는 양 뒤돌아설 준비를 하는 사람들에게 상처받는 일이 무의미해서 나가는 데스카페 모임도 같은 곳을 여러번 방문하지 않는다. 있는 듯이 없는 듯이 참석했다가 원래부터 없었던 사람처럼 조용히 나오는 것이 그녀의 특기, 여든이 넘은 리오 할아버지와 마작을 두는 것. 그리고 어릴적부터 할아버지와 같이 다니던 서점 여주인 베시는 그녀의 유일한 인간 관계,일이 없는 날이면 책을 읽다 죽어도 좋을 만큼 책을 읽다가 90년대 로맨스 영화를 보고 또보고, 그녀는 그렇게 할아버지의 죽음 이후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할아버지이 흔적을 지우지 못한채로.

 

그런 그녀에게 이제 곧 죽음을 맞게 될 할머니를 둔 서배스천이 다가오게 되고, 할머니 클로디아의 임종 도우미로 일하게 되면서 그녀의 인생을 전혀 생각지 못한 길로 들어서게 되는데....

 

 

 

화사한 책 표지에 안기는 느낌이 드는 채로 포근하게 읽을 수 있었다. 할아버지의 죽음 이후 동굴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아니 벗어날 의향이 없던 클로버가 이제 세상 밖으로 나가려 한다.

 

 

우리가 대부분 사랑하는 사람에게 잘못하고 있다는 거예요. 우리는 일상에 갇혀 늘 보던 대로 그들을 바라볼 뿐 그들이 되고 싶었거나 되고 싶어하는 사람으로는 보지 않거든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정말 가혹한 일을 하고 있는 거죠 (p.195)

 

하지만 아름답게 죽는 방법은 결국 아름답게 사는 것 뿐이야. 네 마음을 저기 저 세상에 내 놓거라, 부서지게 내버려둬, 기회들을 잡아. 실수를 저질러(p.413)

 

 

누군가를 죽음으로 보내는 일, 그를 기억하는 일, 그들의 후회를 기록하며 적는 일, 앞으로의 내 삶을 아름답게 살아가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인간은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을 향해 하루하루 나아간다. 그건 피할수 없다. 그래서 살아있는 시간들이 귀하다. 삶의 유한함에서 오는 간절함, 두려움, 위안, 사랑을 담았다. 일년을 되돌아보는 이 시기에, 내 삶의 계절이 중반을 넘어선 지금 읽기 딱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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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체조 닥터 이라부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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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부와 마유미 환상의 콤비가 돌아왔다 !!!

 

 

아주 오래전 작가의 작품으로 <공중그네> <면장선거> <무코다 이발소>를 읽었다. 같은 작가가 쓴 글이 맞나 싶을 정도로 결이 다른 무코다 이발소, 죄의 궤적은 읽고 싶었지만 읽지 못하고 지나친 책, 남쪽으로 튀어 또한 읽고 싶은 그의 작품이다..

 

 

이라부가 돌아왔다 라고 밖에는 말할수 없는 반가움, 정신과 의사이만 개또라이 같은 처방전을 내놓은 듯 하지만 묘하게 치료되는 기분, 가슴이 서서히 환해지는 기분을 느꼈던 그 짜릿한 기억이 남아 있는 분들이라면 아마도 이렇게 말할수 밖에는 없을 것이다. 이라부가 돌아왔다고 !!

 

 

이번에 들고 온 라디오 체조, 이 체조는 미국 메트로 폴리탄의 한 보험회사에서 보험 가입자들이 라디오를 틀어놓고 건강을 위해 체조를 하는 것이 일본으로 넘어와 NHK를 통해 전 일본에 퍼져나가 일본의 국민체조라고 한다. 일본 초등학생들은 방학때 아침마다 학교에 나와서 이 체조를 하고 도장을 받아갈 정도로 성행했다고 하며 현재는 거의 없어져 가는 추세지만 방송을 계속 하는 곳이 있다고 하는데, , 여기서 앗,,이거 우리나라 국민체조와 비슷한거 아닌가 하는 의문 들거라고 생각한다. 나도 그랬다. 사실 그래서 검색해보니 일본 문화권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그 시절의 잔해라고 볼수 있다.

 

머릿속으로는 기억나지 않지만 음악을 틀어 놓으면 자연스레 몸이 기억하는 우리나라의 국민체조와 비슷한 [라디오 체조], 이제는 공중그네 시리즈는 쓰지 않겠다던 작가의 맘을 변하게 한건 코로나의 시기를 지나는 몸과 마음이 우울해져 가는 시대를 이라부라면~ 어떻게 이시기를 넘길 것인가? 라는 질문이 이렇듯 독자와 이라부를 만나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과연 이라부는 어땠을까?

 

 

마음에 병이 걸리고 자신의 병을 자각하거나 아니면 그러지 못한채로 병원을 찾고, 어딘가 위로를 받고 싶었던 간절한 마음으로 찾은 정신과에서 만난 괴짜 의사, 이 의사에게 이 곳이 병원이 맞나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황당한 처방전을 듣고 비정상적인 치료를 받아가는 과정의 큰 틀은 예전작과 비슷하다. 조금은 과장되게 묘사한 부분도 있지만 이라부니까~ 하고 지나쳐지게 된다.

 

하루하루 시청률과의 전쟁에서 살아남아야 하고 매일 시청률 발표에 일희 일비하는 불안감에 서서히 잡아 먹히는 프로듀서의 이야기 [해설자], 사회적인 암묵적인 규칙에 반하는 많은 사람들과 그로인해 자신에게 닥치는 억울함에 화가 나가 나지만 그 분노를 억누르다 과호흡과 발작, 실신으로 이어지는 회사원의 이야기 [라디오체조2], 실직후 우연히 시작한 주식에서 하루아침에 벼락 부자가 됐지만 컴퓨터 앞을 벗어나기만 하면 불안감에 실신하는 데이트레이더의 이야기 [어쩌다 억만장자], 어릴적부터 도덕책에 나오는 사람처럼 살아온, 너무나도 책임감이 강한 피아니스트의 불안을 다룬 [피아노 레슨] 대학 입학고 동시에 코로나 발발로 모든 것들이 비대면으로 진행 되면서 이제는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 무서운 사회불안장애 학생의 이야기 [퍼레이드].

 

 

5편의 이야기 속에는 내가 있고 우리가 있다.그래서 웃프다

 

 

하는 수 없이 이라부에게 전화를 걸자. 평소와 다름없이 좋아-” 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미야시타를 상대한 후라서 그런지 정말로 뭔가 치유받는 느낌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이라부는 단 한번도 라고 말한 적이 없었다. (P.58)

 

 

진짜 무서우면 집에 얌전히 있겠지. 밖으로 나다니는 건 리스크와 자유를 저울질해보고 자유를 선택한 거니까 (P.66)

 

여하튼 그 선생이 나오면 묘하게 치유가 되더군.생각해보면, 사람들의 긴장을 풀어주는 거겠지. 코로나 우울증의 특효약은 힘을 빼는 걸지도 몰라 (P.70)

 

금방 화를 내는 것도 문제지만, 제대로 화는 안내는 것도 문제거든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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