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클로버의 후회 수집
미키 브래머 지음, 김영옥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12월
평점 :
클로버는 죽음을 앞둔 이들과 일정 시간을 같이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삶을 정리하는 데 도움을 주는 일을 한다. 이름 조차도 생소한 임종 도우미, 클로버의 직업이다, 어릴적 하일랜드 선생님의 죽음을 눈앞에서 지켜보던 그 때부터였을까. 같은 날에 죽음을 맞은 부모를 둔 탓일까. 일찍 철이 드는 클로버를 누구보다 반듯하게 자랄수 있도록 지켜준 할아버지가 자신이 없는새 홀로 죽음을 맞이해서 였을까?
그녀는 사람과의 관계 맻기가 무섭다. 자신의 직업을 알고 나면 마치 그녀가 죽음이라도 되는 양 뒤돌아설 준비를 하는 사람들에게 상처받는 일이 무의미해서 나가는 데스카페 모임도 같은 곳을 여러번 방문하지 않는다. 있는 듯이 없는 듯이 참석했다가 원래부터 없었던 사람처럼 조용히 나오는 것이 그녀의 특기, 여든이 넘은 리오 할아버지와 마작을 두는 것. 그리고 어릴적부터 할아버지와 같이 다니던 서점 여주인 베시는 그녀의 유일한 인간 관계,일이 없는 날이면 책을 읽다 죽어도 좋을 만큼 책을 읽다가 90년대 로맨스 영화를 보고 또보고, 그녀는 그렇게 할아버지의 죽음 이후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할아버지이 흔적을 지우지 못한채로.
그런 그녀에게 이제 곧 죽음을 맞게 될 할머니를 둔 서배스천이 다가오게 되고, 할머니 클로디아의 임종 도우미로 일하게 되면서 그녀의 인생을 전혀 생각지 못한 길로 들어서게 되는데....
화사한 책 표지에 안기는 느낌이 드는 채로 포근하게 읽을 수 있었다. 할아버지의 죽음 이후 동굴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아니 벗어날 의향이 없던 클로버가 이제 세상 밖으로 나가려 한다.
우리가 대부분 사랑하는 사람에게 잘못하고 있다는 거예요. 우리는 일상에 갇혀 늘 보던 대로 그들을 바라볼 뿐 그들이 되고 싶었거나 되고 싶어하는 사람으로는 보지 않거든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정말 가혹한 일을 하고 있는 거죠 (p.195)
하지만 아름답게 죽는 방법은 결국 아름답게 사는 것 뿐이야. 네 마음을 저기 저 세상에 내 놓거라, 부서지게 내버려둬, 기회들을 잡아. 실수를 저질러(p.413)
누군가를 죽음으로 보내는 일, 그를 기억하는 일, 그들의 후회를 기록하며 적는 일, 앞으로의 내 삶을 아름답게 살아가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인간은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을 향해 하루하루 나아간다. 그건 피할수 없다. 그래서 살아있는 시간들이 귀하다. 삶의 유한함에서 오는 간절함, 두려움, 위안, 사랑을 담았다. 일년을 되돌아보는 이 시기에, 내 삶의 계절이 중반을 넘어선 지금 읽기 딱 좋은 책이었다.
출판사의 지원도서이며 주관적으로 작성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