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늦은 시간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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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어 키건의 신작 너무 늦은 시간은 총 3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3편의 단편은각각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그저 평범한 남녀의 이야기라고 보기엔 어려운 묘한 긴장감이 있다. 3편의 단편이 각각 10년의 시간차가 있다고 하는데 시간의 괴리감은 느껴지지 않고 비슷한 결을 가진 소설이면서도 각각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이번 소설은 뭐랄까. 행간의 여백의 문장을 읽어내야 했던 다른 소설들과는 조금은 다른 부피로 다가오는데 좀더 있는 그대로의 표현들이 많아진 탓이랄까. 그럼에도 그녀 특유의 담담하고 담백한 문장들은 여전히 행간의 여백을 두리번 거리게 하는 그 무엇이 있다. 책을 덮었을 때 너무 늦은 시간이라는 제목의 무게가 더 무겁게 느껴졌다.

 

 

쎄함은 과학이라는 말이 있지~

 

3편의 단편속 남자와 여자사이에는 그 쎄함이 있다. 그 쎄함의 문장들이 나의 시선을 붙잡는다. 마지막 3편이 끝날 때까지 스멀스멀 불안하게 만드는 그 쎼함이라니. 내면 깊숙이 잠재해 있는 여성혐오적인 생각을 대수롭지 않게 표출하고도 그것의 문제점을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남자들, 무례하게 선 넘는 남자들,기본적으로 여성을 소유물로 생각하는 남자들과 여자들의 이야기다

 

우연히 만나 사랑을 하고 자연스레 결혼 이야기가 나오면서 같이 살게 되는 카헐과 사빈, 친밀해진 관계속에서 무심코 튀어 나오는 그의 여성혐오적인 발언, 배려심 없는 언행이 차곡 차곡 쌓여 결혼을 약속한 여인과 헤어지게 되는 너무 늦은 시간

 

하인리히 뵐 하우스의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선정된 여성작가는, 한적한 곳에서 작업에 몰두하고 싶으나 어느 날 독일인 교수라는 남자의 방문을 허락하고 그를 대접하지만 낯설은 방문자는 여성작가에서 설교를 늘어놓기 시작하는데, 그녀의 일거수 일투족을 다 알고 있는 이 남자의 불편한 길고 고통스러운 죽음

 

일탈을 꿈꾸던 가정주부가 그 상상을 행동으로 옮기게 되면서 한 남자를 만나게 되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 남극

 

세편 모두 매력 있고, 짧지만 묘한 긴장감이 드는 단편들이다

 

 

출판사의 지원도서이며 주관적으로 작성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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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와인드 : 하비스트 캠프의 도망자 언와인드 디스톨로지 1
닐 셔스터먼 지음, 강동혁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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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랜드 전쟁>이라고 불리는 2차 내전, 한가지 문제를 두고 오랜기간 피튀기는 전쟁 끝에 <생명법>이라는 헌법 개정안이 통과된다. 이 생명법은 인간이 잉태된 순간부터 13세에 이를 때까지 그 생명에 대한 침해를 금지한다. 그러나 13세에서 18세 사이의 아동은 부모가 소급적으로 <중절>할수 있다.아동은 기술적으로 죽지 않는다. 중절함과 동시에 살려두는 과정을 <언와인드>라고 한다. 생명법으로 오랜 전쟁은 끝났지만 아이들은 기계처럼, 하나의 부속이 됐다.

 

 

언와인드가 흔한 관행이 되어버린 조금 먼 미래, 부모는 자식을 키우다 아이가 본인이 키우기에 벅차다는 이유로, 혹은 열등하다는 이유로, 혹은 이혼하는 과정에서 부모중 어느누구도 키울수 없게 하기 위해서, 즉 부모의 이기심으로 언와인드 서약서에 서명을 한다. 한번 서명하면 어떤 경우에도 돌이킬수 없다.

 

청소년기를 지나는 자녀가 충동적이라는 이유로 언와인드가 될 예정인 코너와, 주립 보호시설에 예산이 깍이게 되면서 언와인드 대상이 된 리사, 그리고 어릴적부터 언와인드가 될, 십일조 아이로 키워진 레브는 자신을 버린 부모로부터, 시설로부터 탈출을 감행한다. 그리고 그들은 언와인드가 되지 않기 위해 18살이 되기전까지 도망자가 되기로 하는데.....

 

초반엔 작가의 세계관이 당혹스럽고 버거웠다. 임신중절은 안되는 데 잘 키우다가 13살에서 18살 사이에 있는 아이들을 몸을 여러조각으로 나눠.없지만 있는,죽었지만 살아있는 상태로 만든다는 것이 내 가슴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는데, 코너, 리사, 레브가 도망자로 살아가며 겪는 사건들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속에서 극적인 소재를 선택한 이유가 단지 흥미를 위한 것이 아님을 알게 되고, 어느새 아이들을 응원하게 되면서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그럼,몸의 모든 부분이 살아있되 다른 누군가의 안에 있는건...... 살아 있는 걸까, 죽은 걸까? (p.242 )

 

도망자가 된 아이들이 모여 언와인드에 대한 논쟁을 할 때 던져진 질문은 줄곧 이야기를 따니게 되는데, 장기기증과 인간의 존엄, 임신중절에 대해, 인간의 생명에 대해 계속적인 질문을 심각하게 던지는 책이다. 재미는 보장이다. 책을 읽으면서 고민해야 할 질문과 재미를 가진,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책이 참 오랜만이다. 책을 집어든 순간부터 덮을때까지 손에서 놓을수가 없게 만드는 이야기의 힘이 있다, 영화처럼 그 장면을 상상하게 만드는 작가다. 닐 셔스터먼의 수확자는 읽고 싶었는데 시리즈로 되어 있어서 고민하다가 아직인데 그 책도 궁금해진다.수확자 시리즈도 읽어야 할까부다

 

 

2권이 시급하다. 시급해

후반부 언와인드 상황은 너무나 가슴이 아팠던;;

 

 

 

1.언와인드:하비스트 캠프의 도망자

2.언홀리:무단 이탈자의 묘지

3.언솔드:흩어진 조각들

4.언디바이디드:온전한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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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좋은 삶을 위한 수학 - 인생의 거의 모든 문제를 푸는 네 가지 수학적 사고법
데이비드 섬프터 지음, 고현석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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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가 동시에 수학자인 경우가 많았다라는 걸 생각해 본다면 삶에 있어서 수학적인 사고 방식에 삶속에 얼마나 녹여져 있을지, 살면서 부딫치는 많은 문제들을 좀더 논리적이고 슬기롭게 풀어나가는데 이정표가 될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인생의 거의 모든 문제를 푸는 네가지 수학적 사고법이라는 부제를 내세운 책을 받아들고 조금은 걱정이 됐던 건 사실이다. 저자가 산타페 여름학교에서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과 함께 고민하던 현장을 약간의 허구적인 장치와 함께 사실적 학문을 잘 버무려 읽어나가는 방식으로 이갸기는 전개된다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네가지 시선, 통계적, 상호작용적, 카오스적, 복잡계적 사고를 통해 세상을 더 넓고 깊게 이해할수 있게 실험자료들과 실생활 적용등의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현대 수학사에서 알려진 수학자들의 삶과 그들의 일과 커리어, 우정과 사랑, 삶속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문제들을 수학적 사고로 해결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조금은 난해한 실험들을 풀어쓴 이야기보다 이해와 공감을 더한다.

 

보통 수학이라고 하면 복잡한 공식이나 계산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나도 그랬다. 지금도 뭐 그렇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말한다. 그건 단지 수학의 일부분 일뿐이라고, 눈에 보이는 물리적인 계산이나 어려운 식으로만 풀어내는 수학이 아니라 수학적 사고를 하는 방법, 예측할수 없는 삶속에서 지금 내가 처한 현실을 마주하고, 일상에서 세세하게 일어나는 근거들을 모아 패턴을 포착해내면 앞으로 내가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그리 어렵지많은 않을거라고, 수학과 삶의 철학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그 어떤 것을 자연스레 이해하게 될거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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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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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경제 대공황을 겪던 1930년대 중반 미국의 작은 도시 앨라배마주의 메이콤에라는도시를 배경으로 한다. 미국의 남부를 축소해 놓은듯한 도시, 소설 속 화자인 어린 소녀 스카웃은 변호사인 아버지 애티커스와 4살 위의 오빠인 젬, 그리고 집안일을 봐주는 캘퍼니아 아줌마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아직 초등학교 입학 전인 스카웃은 15년째 외출을 하지 않고 폐쇄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옆집 부 래들리 집 식구들에게 관심을 보이는 장난꾸러기 아이다.

 

 

정작 무슨 일이 생기것만 같던 부 래들리씨의 집 말고 다른 곳에서 사건이 발생한다. 아주 가난한 백인 유얼씨네 집에 큰딸이 흑인에게 강간을 당했다고 하는 사건이 터지고 그 사건을 스카웃의 아버지인 애티커스가 맡게 되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인 갈등을 드러낸다. 흑인을 변호하는 백인 변호사는 길거리에서도 조롱거리가 되고 젬과 스카웃은 아이들에게 놀림을 당하기도 하지만 평소 아버지의 곧고 올바름을 알기에 아버지를 믿고 따르면서도 아이들은 불안하기만하다.

 

 

단순히 인종 차별의 문제만을 다뤘다고 보기에는 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남북전쟁 이후 갈등이 고조되는 남북의 정황과 경제 대공황의 여파, 그 시대의 미국의 교육 현실, 여성과 남성 차별등 시민들의 생활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인 뿌리 깊은 인종차별과 함께 눈여겨 볼 부분이다. 그들이 당연하듯 자행하는 차별의 행동들에 대한 의구심은 스타웃과 젬을 통해서, 그리고 그 의문에 대한 해답은 아버지 애티커스를 통해 작가의 의견을 투영하는 듯한 흐름이 책에서 눈을 뗄수 없게 했다. 흑인에게 강간을 당했다는 피해 여인과 그의 아버지의 증언만으로 모든 배심원들이 만장일치로 유죄를 만들어버리는 열불나는 재판 과정을 지켜보던 스카웃과 젬의 친구 딜을 통해 얼마나 역겨운 세상을 만나고 있는지 깨닫게 하는 것만 같다.이 책이 편견과 독선에 얼룩진 현대사회에서 독자의 양심을 일깨워준 책으로 인정 받는 이유일 것이다

 

 

나중에 꼭 다시 재독해야겠다.

소장가치가 만렙이다

다시 읽어야 할 이유도 충분하다

 

 

 

 

맞아,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서 어떻게 내 아이들을 대면할수 있겠어?... (중략 )..흑인과 관련된 문제만 생기면 왜 이성을 가진 사람들도 갑자기 미친 것처럼 날뛰는지 도무가 이해할 수가 없단 말이야 (p.170)

 

하지만 난 다른 사람들과 같이 살아가기 전에 나 자신과 살아야만 해 . 다수결에 따르지 않는 것이 한 가지 있다면 그건 바로 한 인간의 양심이다 (p.200)

 

 

손에 총을 쥐고 있는 사람이 용기 있다는 생각말고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 말이다.시작도 하기전에 패배한 것을 깨닫고 있으면서도 어쨌든 시작하고, 그것이 무엇이든 끝까지 해내는 것이 바로 용기 있는 모습이란다 (p.213)

 

나는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햇어. 전에도 그랬도, 오늘 밤도 그랬고, 앞으로도 또다시 그럴거야. 그럴 때면 오직 애들만이 눈물을 흘리는 것 같구나.(p.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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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읽기 시크릿, 인간심리 36 - 말하는 걸 믿지 말고 ‘행동하는 걸 믿어라!’
이영직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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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사람을 안다는 것, 그 말보다 더 무서운 말이 있을까마는, 그래서 더더욱 알고 싶은 것이 사람인가. 나는 나를 정말 모르겠어.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것이 나 사용법인가 싶어. 그러니 남을 안다는 것이 얼마나 자만에 넘쳐서 하는 말일까? 그래서 그 많은 심리테스트가 생겨나고 나와 비슷한 이들을 찾는 것인가?

 

가끔 살다보면 정말이지 왜 저렇게 사는 걸까? 왜 저렇게 말하는 걸까? 도대체 왜 그런 일이 벌어졌을까하는 의문도 가져봤던 순간들이 있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던 사람이나 순간들도 있었고 말야. 어떤 사람인지 한눈에 꿰뚫어보는 마음의 시력을 가져라라는 주제로 풀어보는 사람읽기 시크릿,쉿 여기 36가지나 있대~ 궁금하지?

 

 

 

말하는 걸 믿지 말고 행동하는 걸 믿어라

 

인간의 행동 뒤에 숨은 심리현상들을 아주 쉽게 풀어썼어.자칫 지루하고 어려울수 있는 이야기를 각종 사례들을 풀어서 이야기해주는 것이 이해가 잘되더라고. 요즘 부쩍 많이 생각했던 무의식에 지배된 확증편향, 합리화를 가장한 인지부조화, 기억의 날조 및 자기생산, 집단 사고의 위험성,다수가 말하는 것은 다 옳은 일일까하는 의문을 던지는 통계의 함정, 전염되는 심리 그리고 오랫동안 나의 트라우마가 되었던 방관자 효과등 흥미로운 주제들이 가득이더라. 처음부터 주욱 안 읽고 관심 있는 부분을 그냥 탁 펴서 읽어도 좋아~.

 

 

읽다 보면 나를 한번 더 돌아보는 시간이, 그동안 나를 힘들게 하던 그 무엇의 정체가 안개처럼 뿌연 그 무엇이 조금은 뚜렷해지는 느낌도 들어. 그 어떤 과학의 발전에도 뚫리지 않을 사람의 마음을 꾸준히 탐구 한다는 건 멋진 일이야. 사람이 하는 행동에는 어떻게든 마음을 비추는 어떤 몸짓이 말보다 더 강하게 나타날때가 있지. 그걸 놓치치 않는 눈을 가진다는 것, 마음의 시력을 가지는 일, 그건 어쩌면 영원한 숙제 같아

 

초반부엔 나오는 인간의 판단도 인상 깊었어. 사람의 눈과 귀와 머리는 믿을게 못된다는 공자와 제자들의 이야기와 고위 공직에 출마한 세 사람의 후보 이야기는 두고 두고 기억에 남을거 같아. 내가 눈으로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닐수 있다는 생각, 내가 틀릴수도 있다는 생각을 항상 해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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