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 海容해용 - 전편
이토 미노루 지음, 이시이 세이치로.송기호 감수 / 비로소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가슴 아픈 이야기를 만화라는 형식이 그 무거움을 좀 더 가볍게 해주지 않을까 했었는데 잔잔한 그림과 섬세한 글이 아픔을 더욱 절실하게 만드네요.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에게는 너무나 아픈 이야기입니다. 가해자도 피해자도 너무나 어린 아이들, 초등학교 6학년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 아이를 죽인......신문을 장식할 엄청난 사건이지만 그 아이들의 가정은 우리네 가족의 모습입니다. 더하거나 덜하다는 정도이지 "우리는 절대 아무 문제 없어!" 라고 자신할 수 없기에 어느 누구에게도 비난을 할 수도 없는 것 같아요. 



누나 미호코의 질투섞인 짜증도 "누나는 칼슘이 부족한가봐' 라고 밝게 말하며 언제나 생글생글 잘 웃는 기요타카, 학교에 바래다 주는 엄마에게 유치원생이 아니라며 손잡고 가는 걸 창피해하지요. 그런 아들의 성장을 쓸쓸하면서도 기쁘다고 말하는 엄마, 일정이 변경되어 4교시 수업이 진행됨을 깜빡한 그날! 오랜만에 만난 지인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왔을 뿐인데.....그만 사라져버린......아이의 실종은 그렇게 어이없이, 한순간의 악몽처럼 일어납니다. 다음날 차가운 시신으로 발견된 기요타카......아이를 잃고 슬퍼하는 엄마의 모습 차마 보기 힘들어요. 거기다 언론과 사람들은 아무렇게나 가족들을 난도질합니다. 기요타카가 죽은 게 마치 자신의 탓 이냥 자책하는 누나 미호코와 엄마의 아픈 포옹도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그리고 밝혀진 범인은 믿을 수없게도 11살 소년A로 불리우는 초등학교 6학년 아이....범인으로 밝혀진 유이치의 가족모습, 차가운 시선으로 부모를 대하는 유이치의 냉정함에 처음에는 놀라고 서로를 탓하는 부부의 모습에 원인이 있지 않을까 할수도 있지만 책을 읽으면서 기요타카의 엄마처럼 "난 좋은 엄마였을까?" 반문하고 또 반문하게 됩니다. "11년간 필사적으로 길러왔어" 절규하는 유이치의 엄마에게 아이를 사랑하지 않았다고 비난할 수 없기에....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어떻게 아이를 키워야할지를 다시한번 고민하게 하는 책입니다. 

 

 


이 책을 읽은 아이가 말하더군요. "기요타카도 어쩌면 커 가면서 엄마와 사이가 멀어졌을 것 같아." 아이들은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 성장하지 않음을.....앨범 속 아이의 성장한 모습에서뿐 아니라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익히 알지요. 기요타카의 구김하나없이 밝고 환한 모습과 교차하는 유이치의 어린시절 환하게 웃는 사진처럼 언제나 엄마품을 파고들던 그 아기로만 있을 수 없음을....요즘 사춘기 입성한 또래 엄마들의 하소연이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입니다. 아들을 둔 엄마들의 하소연같은 이야기 '태어나자마자 1촌, 중학교 가면 4촌, 군대가면 8촌, 결혼하면 사돈의 8촌, 해외로 가거나 유학가면 동포가 된다는....'우스개 같은 이야기지만 성장기 가장 큰 변화를 겪는 사춘기 아이들을 둔 엄마는 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아이들 모습에 당황하고 답답해합니다. 딸을 가진 저도 포함해서요.

"아이의 마음 속 깊은 곳은 아무도 몰라요. 다들 똑같아요."라고 말하는 기요타카의 엄마나 
"뭘 잘못한거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야?" 라고 절규하는 유이치의 엄마도, "....안심하고 싶은 건지도 모르겟어요. '봐, 우리 집과는 달라'라고..... 저도 부모니까요....."라고 유이치를 상담하러 온 가정법원 조사관도, 모두 엄마이기에, 아이의 마음 속을 들여다보지 못하는 엄마이기에 함께 불안해집니다. 만화지만 깊은 울림이 있는 책입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꼭 읽어야할 책인듯 합니다. 가장 가까이서 너무도 사랑하는 아이지만..... 또 가장 큰 아픔을 주는 사람도 부모일 때가 많지요. 이 책을 읽으며 진정한 아이사랑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함께 있는다고 해서 다 해결되는 게 아냐. 떨어져 있어도 계속 생각해주기만 한다면 우리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해. 바로 곁에 있는데도 무척 멀게 느껴져" 유이치의 말이 계속 마음에 맴도네요...... 

 

아직 어린 유이치가 왜 그럴 수 밖에 없었는지.....후편에서 만나게 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버리고 사는 연습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유윤한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누군가 말했습니다. 꿈은 풍족하지만 욕심은 가지면 가질수록 배고프다고....절대 채워지지 않는다고요. 마치 구멍난 항아리처럼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욕심이라는 걸 버린다면 우리의 삶이 지금처럼 메마르고 팍팍하지 않을텐데....가슴으론 알면서도 쉽게 버려지지 않네요. 마음의 짐만 더해주는 욕심이라는 걸 덜어내고 싶어 만난 책 [버리고 사는 연습]
이 책을 쓴 코이케 류노스케 스님은 [생각 버리기 연습]외에 명상과 마음의 짐을 덜어주는 책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졌지만 저는 이 책으로 처음 만났습니다.  



집이자 절인 공간, 오래된 목조건물에 살고 있는 저자가 소유하고 있는 것, 옷은 승복 한 벌, 평상복 한 벌, 혹시라도 여벌의 양복 한 벌 최소한 꼭 필요한 것만 갖춘 소박함을 만났을 때만 해도 버리기만 강조하는 책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가난하지만 좋다. 지금 이대로가 좋다'라는 생각이 들게 해주리라 기대하며 이 책을 집어든 독자들이 있다면 그런 기대는 버리라고 p.9 '내가 원하는 가난이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든 없든 돈을 최대한 적게 쓰고 소유물도 최대한 줄여 돈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서두에서 말합니다.

우리가 갖고 있는 욕심의 실체를 먼저 말해줍니다. 내가 소유하지 못하는 괴로움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를 더 걱정하고 괴로워하는, 더 깊이 내가 내 자신을 평가함에 집이나 돈으로 평가하고 있지는 않은지...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작가 자신도 10여년전에는 옷에 대한 끝없는 욕심으로 아둥바둥 했었고 여성의 마음을 확인하기 위해 했었던 치사한 행동들을 솔직하게 말하며 자신도 자신 안의 유리처럼 깨지기 쉬운 자아가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더불어 욕심이 없는 듯 행동하는 사람들의 속내를 꼬집습니다.  '여러가지 물건이나 돈을 갖고 싶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힘드니 그냥 원하지 않는 것처럼' 욕망에 뚜껑을 덮고 있는 사람들 또한 돈에 눈이 먼 사람과 다름 없다고 거짓가면을 쓰고 있는 우리를 꿰뚫어봅니다.   

가장 먼저 자신도 모르게 갖고 있는 많은 물건, 가지고 있어도 불안하고, 또 잃어버릴까 고통받는 물건을 버리거나 주라고 말합니다. 베란다에 두고 한 번도 사용하지 않는 잡동사니처럼 언젠가?를 염두에 두고 내 마음의 찌꺼기처럼 자리잡은 욕심과 물건들 '....그 이유는 정리되지 않고 버리지도 못한 그 많은 소유물들이 내 존재를 지탱하도록 만들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것이 자신을 지탱해주기는 커녕 생각의 잡음이 되고 있는데도 대부분 그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다.' 버리기의 즐거움, 상쾌함을 경험해보라고 말합니다. 전에 읽지않고 마치 진열하듯 전시해두었던 많은 책들을 아름다운 가게에 기증한 후의 상쾌함과 뿌듯함이 떠오릅니다.
왜 돈을 좇는가? 괴로움을 보상받고 쾌감을 느끼고 싶어서....
하지만 물건을 소유하지 못해서 받았던 괴로움은 그 물건을 소유한 쾌감이 사라지기 전에 또 다른 괴로움이 몰려온다고 말합니다. 즉 우리가 원하는 것이 많아질수록 점점 더 고통의 크기는 커질 수밖에 없다고.....욕심에 사로잡힌 우리가 결코 행복해질 수 없는 곳을 바라보는 철부지같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행복해질 수 없는 시스템, 이 사이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첫걸음은 원하는 것을 줄여나가는 것이라는 걸 다시한번 말해줍니다. p.172 "돈을 행복하게 쓰기 위한 첫걸음은 단순히 욕망에 이끌려 원하는 것과 정말로 필요한 것을 구별하는 일이다. 그리고 필요한 것에만 돈을 쓰는 것이다. 현대인은 자신의 심신에 필요한 것을 뒤로 미루고, 가짜로 자아를 자극하는 것에 돈을 쓰기 쉽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고,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돈이 많아도 돈의 원래 기능인 교환할 수 있는 게 많아질 뿐 진정한 행복은 만나지 못한다는, 진정한 행복의 조건을 들여다보고 행복해지는 돈쓰기를 하라고 말합니다.

제목의 [버리고 사는 연습]처럼 욕심과 물욕 버리기만 하라는 게 아니고 좋은 먹거리나 평생 쓸 것에는 돈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는, 버리기 연습을 시작으로 해서 행복해지는 사기(돈쓰기)을 말해주는 의외의 비움을 만난 책이었습니다.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라는 법정스님의 무소유의 글과도 일맥 통하는 욕심을 비우게 하는 글들이 마음의 소음을 줄여주는 책이었습니다.

어디선가 읽은 글귀....'나보다 잘 사는 사람 앞에 서면 내가 작아집니다. 나보다 못 사는 사람 앞에 서면 내가 커집니다. 나는 그대로인데 내가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것은 내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 빼앗겼기 때문입니다.' 걱정을 가불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 현대인들은 생각과 욕심으로 번잡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채워지지 않는 욕심에 힘겨워하지 말고 버리고 사는 연습을 통해 홀가분한 행복을 만나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p.60 "10년 후에 쓰게 될지 안 쓰게 될지도 모르는 물건을 10년 동안 계속 갖고 있으면서 정신건강을 해치는 것은 지혜롭지 못하다." 혹시나? 언젠가? 미루며 쌓아둔 아줌마에게 가장 찔끔했던 한 마디....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이어령의 교과서 넘나들기 3 : 문학편 - 컨버전스 시대의 변화하는 문학 ㅣ 이어령의 교과서 넘나들기 3
윤한국 지음, 홍윤표 그림, 이어령 콘텐츠크리에이터, 손영운 기획 / 살림 / 201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전에 우리나라를 방문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한국의 미래가 융합기술에 달렸다"고 말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담을 낮추고 경계를 넘나드는 융합이야말로 우리가 읽어내야 할 지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융합의 시선으로 가장 고전적인 문학을 어떻게 바라볼 수 있을까? 궁금했는데 '크리에이터' 이어령 선생님의 [교과서 넘나들기]문학편은 과거와 현재의 문학 뿐 아니라 앞으로의 문학의 세계를 내다보는 새로운 상상력을 만나게 해 주었습니다. 만화로 접할 수 있어 만화를 좋아하는 아이가 더 쉽고 친근하게 만난 통섭의 책이었습니다.

문학작품을 왜 그렇게 열심히 읽어?라는 가장 기본적인 질문으로 시작! 문학의 역할과 힘을 차근차근 만나봅니다. 단순히 감동과 재미를 주는 한 권  책으로서만이 아니라 교훈과 감동을 주고 '지금 내가 뭘 하는 거지?' 진실한 삶에 대한 물음과 반성을 통해 삶을 되돌아보게 되면서 나의 자아를 찾아가는 철학과 통함을 자연스레 알게 됩니다. 고대의 제사의식에서 뿌리를 찾은 문학의 기원을 통해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한 문학의 역사를 알고나니 문학에 대한 우리의 시각이 조금씩 넓어지는 것 같습니다. 

 


문학의 갈래 중에서 우리의 현실이 녹아있는, 그렇기에 인간의 삶에 가장 많은 관심을 기울인 문학장르인 소설도 만나보았고 순수성과 현실 참여라는 문학의 양면성을 바라보게 한 '시인은 정치가?다' 에서 시의 세계도 만났습니다. 해리포터 시리즈를 비롯 판타지 소설의 뿌리가 된 북유럽 신화 뿐 아니라 문학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신화와 설화, 전통적인 독서에서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게 된 인터넷과 문학에서는 과거 책 속의 문학 뿐 아니라 현재의 인터넷 문화의 장점과 문제점도 함께 설명해주어 반성과 함께 앞으로 인터넷이 문학과 만나면서 펼칠 가능성과 변화도 기대하게 됩니다. 게임은 무조건 안돼!라는 일차원적인 생각을 갖고 있던 저에게 온라인 게임이 가상 속의 공간, 판타지 속에서 게이머와 함께 다양한 결론을 만들어내는 문학적 창의력도 엿볼 수 있다는 독특한 시각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문학의 다리를 건너 철학, 디지털, 경제, 역사,...평면 밖에 볼 줄 모르던 답답한 안경을 벗고 생생한 입체안경을 쓴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경계를 허물고 들여다본 문학은 마인드맵처럼 문학에서 가지치기한 영역이 무궁무진합니다. 철학과 문학, 신화와 문학처럼 잘 어울리는 분야 뿐 아니라 게임과 문학, 정치와 문학처럼 왠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분야까지 이 책을 차근차근 읽다보니 문학이 만나지 못할 분야가 없는 것 같습니다.

p.170 "오늘날 문학은 음성과 문자뿐만 아니라 라디오, TV, 영화, 컴퓨터, 게임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고 있어. 한 편으로는 문학의 위기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문학의 새로운 기회라고도 할 수 있어."

머리말에서 이어령 선생님은 "남다른 생각과 지식을 가지고 360도 방향으로 제각기 뛰어나가....그렇게 저마다의 소질과 생각에 맞는 분야에서 1등이 되어 손 맞잡고 강강술래로 돌아라. 그런 아름다운 세상에서 살아라"고 했습니다. 옛말에 우물을 깊이 파려면 넓게 파라고 한 말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습니다. 현재는 넘쳐나는 정보들로 가득합니다. 방대한 지식의 세계에서 여럿이 함께 넓게 파기 시작하면 깊게 팔 수 있다는 말이겠지요. 지금 세계를 움직이는 창의력키워드 중 하나인 아이폰도 들여다보면 컴퓨터와 핸드폰의 만남입니다. 몇 년전만 해도 상상속에서만 있을 것 같던 일이 일상이 된....그만큼 문명과 문명, 학문과 학문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흐르고 통하면 그만큼 깊어지고 넓어지는 것 같습니다. 문학과 다른 분야를 넘나들며 더 깊고 더 다채로워진 시야를 통해 창의력으로 미래를 열어가는 우리 아이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책 마지막의 [넘나들며 질문하기]를 통해 여러 생각들을 펼쳐보며 생각의 넘나들기 연습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마르지 1984-1987 1 - 공산 폴란드에서 보낸 어린 시절 ㅣ 세미콜론 그래픽노블
실뱅 사부아 그림, 마르제나 소바 글, 김지현 옮김 / 세미콜론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지금의 우리에게도 낯선 동유럽국가, 폴란드.... 안네의 일기에서 만난 안네처럼 평범한 아이, 마르지가 들려주는 폴란드는 왜곡되고 굴절되지 않은, 민낯의 80년대 폴란드 이야기였습니다.

작가 마르제나 소비가 태어나고 자란 폴란드에서의 어린시절이 투영된 1980년대의 폴란드를 마르지라는 한 소녀를 통해 들려줍니다. '잉어의 날'이라 불리는 폴란드 특유의 풍습을 시작으로 만난 마르지와 가족, 이웃의 이야기는 평범한 가족의 일상이면서 민주화의 물결로 일렁이던
1980년대 중반의 폴란드를 한 소녀가 아이의 시선에서 솔직하게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설탕과 고기 500g, 빵을 사기 위해 끝없이 줄을 서야 하는 힘든 시기의 폴란드 모습 그대로......하지만 아이의 시선은 무겁고 어둡지만은 않습니다. 

 


잉어가 들어있는 욕조에 치약을 넣었지만 박하맛이 나지 않았다고^^ 말하는 마르지, p.11 "물론 아빠는 거기서 먹을 것만 사지 자동차 같은 건 절대 안 산다. 어디서 온 건지가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그리고 어차피 돈도 없고....솔직히 말하면, 돈이 없어서 못 사는 거다." 안사는게 아니고 못사는 것임을 꿰뚫어보는 마르지, 엉뚱하고 솔직하고 밝은 장난꾸러기 마르지를 보며 자연스레 미소가 지어집니다. 

 

 



p.101 "그리고 아이들도 돌볼 거다. 그리고 우연히 듣게 된 이야기를 생각하면서 무서워하지 않게끔 아이들에게 주변에 일어난 일들을 이야기해 줄거다." 어른들은 들어주려고도 말해주려고도 하지 않는다며 자신은 나중에 꼭 아이들에게 주변에 일어난 일을 이야기해주겠다는 마르지의 말을 들으니 아이들도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큰 변화를, 그리고 어른들의 불안을 고스란히 느낀다는 걸 알게 됩니다.  

가장 정직한 아이의 시선 속에서 만난 폴란드로 인해 한 번도 가보지 못했고 관심조차 없었던 폴란드라는 나라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책입니다. 우연히라도 폴란드를 접하게 되면 이제는 눈맑은 마르지를 떠올리게 되겠지요. 지은이가 말하듯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상황이 어떠하든 간에 우리가 커가면서 잃어버리게 되는 이 시기 삶의 모습에는 보편성이 있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지나온 어린시절이 있기에 마르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공감하게 됩니다.


짧게 찾아본 폴라드의 역사 중.....
'1945년 해방된 후 공산당 정부가 수립되었고 냉정시대를 맞아 소련의 영향 아래....그러나 경제적 어려움과 지도층의 부패로 노동자 파업이 일어났고 1981년 바웬사가 이끄는 자유 노조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었고 이후 민주화를 이루며 1990년 바웬사가 첫 민선 대통령이 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언페어
하타 타케히코 지음, 김경인 옮김 / 북스토리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여름의 무더위를 잊게하는 추리소설도 오싹함을 주지만 선선해진 날씨에 읽는 추리소설은 더욱 오싹함을 주는 것 같습니다. 가을의 선선함에 접어들 즈음 읽은 한 권의 추리소설, 영화도 함께 만들어진다니....전에 영화'고백'이 주는 써늘하고 미묘한 공포에 원작책을 찾아 읽었었는데 이번엔 원작부터 읽게 되었네요.  


불공정한 시작!
처음부터 살인을 만납니다. 범인도 짐작하기 힘든 인적 드문 공원에서...한 여학생의 죽음으로 책은 시작됩니다. 아니 살인은 시작되지요. -T.H[추리소설]상권-
원작 '추리소설'의 제목처럼 추리소설 속에서 추리소설이 나오고 뒤이어 실제 살인사건이 벌어집니다.  


아름답고 유능하지만 인간이 이렇게까지 방을 더럽힐 수 있냐고 투덜대는 후배형사의 말에서 알 수 있듯 괴팍하기까지 한 여형사, 독특한 캐릭터와 차가운 마력을 보여주는 편집자 세이카, 젊은 후배들의 아이디어와 재능을 훔쳐 베스터셀러 작가가 된 노회한 중년의 작가, 문학부 대학생이며 미스터리 연구회 소속의 멤버들.... 마치 함께 움직이는 바퀴처럼 서로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긴장감과 계속되는 살인사건이 한번 잡으면 멈출 수 없는 긴장감을 주는 책입니다.
차가운 살인자의 시선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경찰과 대중과 출판사....
p.153 '대중은 종잡을 수 없다. 범죄자에게 자금을 넘기는 것은 용납할 수 없지만, 연쇄살인 자체에는 엄청난 흥미를 가지고 있고 또 그것을 엿보고 싶어한다.....' 예고된 살인앞에서도 이익을 먼저 계산하는 출판사들의 비정함과, 범죄를 비난하면서도 연쇄살인 자체에 엄청난 흥미를 가지고 또 그것을 엿보고자하는 대중의 심리를 적나라하게 묘사하면서 독자와 대중들을 비웃는 듯합니다.

살인사건 현장마다 발견되는 책갈피 속의 글자 "불공정한 것은 누구인가?"
그리고 다음 범행을 예고하는 살인예고서!이자 현장보고서같은 자신의 추리소설을 언론과 출판사에 낙찰하라고 경고합니다. ....내가 믿는 리얼리티에, 그리고 독창성에, 최고로 비싼 원고료를, 이 작품을 위해 지불하도록 하고야 말것이다."-추리소설 상권 중.... 

 



기존의 뻔한 결말의 추리소설에 대한 비웃음을 담고 있는 작가이자 살인범, 지능적인 그의 수법과 단서들을 짜맞추다보면 고도의 두뇌게임을 하는 것 같습니다. 결말을 알고 범인을 확인한 후 다시 읽으면 퍼즐 맞추듯 새로운 느낌을 줍니다. 이 작품 이전에 드라마 각본을 쓴 작가는 그래서인지 탁월한 심리묘사와 빠른 상황전개가 추리소설다운 긴장감을 맛보게합니다. 여러모로 독특한 색깔의 추리소설이었습니다. 원작과 영화를 모두 봤을 때 영화와 원작이 주는 감동과 맛은 달랐습니다. 이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도 어떤 다른 색깔로 만들어졌을지 기대됩니다.

p.179 이 소설을 다 읽은 후, 적지 않은 사람들이 다음과 같이 말할 것이다. "왜 같은 사건을 현실에서도 일으키지 않으면 안되었던 것일까?"라고......리얼리티가 없는 작품에는 공포가 없다! 이게 범인의 대답이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