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페어
하타 타케히코 지음, 김경인 옮김 / 북스토리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여름의 무더위를 잊게하는 추리소설도 오싹함을 주지만 선선해진 날씨에 읽는 추리소설은 더욱 오싹함을 주는 것 같습니다. 가을의 선선함에 접어들 즈음 읽은 한 권의 추리소설, 영화도 함께 만들어진다니....전에 영화'고백'이 주는 써늘하고 미묘한 공포에 원작책을 찾아 읽었었는데 이번엔 원작부터 읽게 되었네요.  


불공정한 시작!
처음부터 살인을 만납니다. 범인도 짐작하기 힘든 인적 드문 공원에서...한 여학생의 죽음으로 책은 시작됩니다. 아니 살인은 시작되지요. -T.H[추리소설]상권-
원작 '추리소설'의 제목처럼 추리소설 속에서 추리소설이 나오고 뒤이어 실제 살인사건이 벌어집니다.  


아름답고 유능하지만 인간이 이렇게까지 방을 더럽힐 수 있냐고 투덜대는 후배형사의 말에서 알 수 있듯 괴팍하기까지 한 여형사, 독특한 캐릭터와 차가운 마력을 보여주는 편집자 세이카, 젊은 후배들의 아이디어와 재능을 훔쳐 베스터셀러 작가가 된 노회한 중년의 작가, 문학부 대학생이며 미스터리 연구회 소속의 멤버들.... 마치 함께 움직이는 바퀴처럼 서로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긴장감과 계속되는 살인사건이 한번 잡으면 멈출 수 없는 긴장감을 주는 책입니다.
차가운 살인자의 시선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경찰과 대중과 출판사....
p.153 '대중은 종잡을 수 없다. 범죄자에게 자금을 넘기는 것은 용납할 수 없지만, 연쇄살인 자체에는 엄청난 흥미를 가지고 있고 또 그것을 엿보고 싶어한다.....' 예고된 살인앞에서도 이익을 먼저 계산하는 출판사들의 비정함과, 범죄를 비난하면서도 연쇄살인 자체에 엄청난 흥미를 가지고 또 그것을 엿보고자하는 대중의 심리를 적나라하게 묘사하면서 독자와 대중들을 비웃는 듯합니다.

살인사건 현장마다 발견되는 책갈피 속의 글자 "불공정한 것은 누구인가?"
그리고 다음 범행을 예고하는 살인예고서!이자 현장보고서같은 자신의 추리소설을 언론과 출판사에 낙찰하라고 경고합니다. ....내가 믿는 리얼리티에, 그리고 독창성에, 최고로 비싼 원고료를, 이 작품을 위해 지불하도록 하고야 말것이다."-추리소설 상권 중.... 

 



기존의 뻔한 결말의 추리소설에 대한 비웃음을 담고 있는 작가이자 살인범, 지능적인 그의 수법과 단서들을 짜맞추다보면 고도의 두뇌게임을 하는 것 같습니다. 결말을 알고 범인을 확인한 후 다시 읽으면 퍼즐 맞추듯 새로운 느낌을 줍니다. 이 작품 이전에 드라마 각본을 쓴 작가는 그래서인지 탁월한 심리묘사와 빠른 상황전개가 추리소설다운 긴장감을 맛보게합니다. 여러모로 독특한 색깔의 추리소설이었습니다. 원작과 영화를 모두 봤을 때 영화와 원작이 주는 감동과 맛은 달랐습니다. 이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도 어떤 다른 색깔로 만들어졌을지 기대됩니다.

p.179 이 소설을 다 읽은 후, 적지 않은 사람들이 다음과 같이 말할 것이다. "왜 같은 사건을 현실에서도 일으키지 않으면 안되었던 것일까?"라고......리얼리티가 없는 작품에는 공포가 없다! 이게 범인의 대답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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