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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아픈데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 - 시인 김선우가 오로빌에서 보낸 행복 편지
김선우 지음 / 청림출판 / 2011년 6월
평점 :
시인 김선우가 오로빌에서 보낸 행복편지, 라는 부제가 있고 연두빛 푸른 풀잎들 배경 위의 돌 위에 맨발로 선 사람의 표지가 좋았습니다. 처음 책의
제목만 들었을 때는 유행을 쫓는 그렇고 그런 자기계발류의 에세이인가 싶고 구매할 의사가 없었는데, <오로빌>이라는 생태공동체에 시선이 꽂혀 읽어보지 않을 수 없었어요.
책장을 넘기다가
다시 앞으로 돌아와 사진을 찍은 이가 누구인지 정보를 얻으려 했는데 없네요. 아마도, 시인 김선우가 글도 사진도 담은 듯. 그런데 초보자인 내가 봐도
사진들은 그냥 초보 아마추어 사진가의 솜씨는 아닌 것 같습니다.
오로빌은 '새벽의 도시'라는 뜻이고 인도 남부 코르만젤 해안에
위치하고 있답니다.
모든 인간이 더불어 행복하게 사는 이상을 꿈꾸던 인도의 사상가 스리 오로빈도의 신념에 따라 1968년 첫 삽을 떴고, 전세계
40여개국 2천 여명이 모여 평화와 공존을 실험하고 있는 생태공동체이자 영적 공동체라고.
오로빈도의 반려이자 공동체에서 마더로 추앙받는 이의
이야기는 어떤 소설보다도 드라마틱하고 강렬합니다.
여행 에세이를 즐겨보는 이유는 대리만족의 경험을 하고 싶을 때입니다.
현실적으로 당장
휴가를 내서 떠날 수 없을 때, 내가 가고 싶던 곳을 대신 간 누군가의 눈과 귀와 입으로라도 떠나고 싶어서.
요즘은 여행 전문작가들도 많지만,
그래도 한문장 한문장 음미하며 읽을 수 있는 건 아무래도 문학하는 사람들, 특히 시인들의 산문이 좋네요. 특히, 김선우 시인은 섬세하고 따뜻한 감성의 전달자로서는 최고인듯.
여행에세이 특성상 출간된지 조금 시간이 지나면
정보면에서 떨어지게 될 텐데, 이 책은 그런 걱정하지 않고 소장해도 좋을 것 같아요.
오로빌, 새벽의 도시라니, 어감도 의미도 얼마나
아름다운지....
다음은 가장 공감하는 오로빌 마더의 편지중 일부.
이 지구상에 어떤 나라도 영유권을 주장하지 못하는 곳이 어딘가에는 있어야 합니다. 선한 의지와 진지한 열망을 지닌 모든 인간이 세계의 시민으로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곳, 지고의 진리라는 유일한 권위에만 복종하여 살 수 있는 그런 곳이 어딘가에는 있어야 합니다. 그곳은 평화와 일치와 조화의 장소로서 인간의 모든 전투적 본능이 오직 자신의 고통과 불행, 나약함과 무지, 자신의 한계와 무능을 극복하기 위해서만 쓰이는 곳입니다. 진보에 대한 관심과 영혼의 요구가 욕망의 만족과 쾌락의 추구와 물질의 향유보다 우선하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자신의 영혼과 교감을 잃지 않은 채 온전히 성장해갈 것입니다. 교육은 시험을 통과하고 자격과 지위를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재능을 가꾸어 새로운 재능을 일구어내기 위한 것으로서 주어질 것입니다. -어 드림 A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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