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테이블
김범준 지음 / 성안당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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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딱 봤을 때는 요리에 관련된 책인 줄 알았지만 언어와 음식을 적절히 요리해 놓은 책이더라구요.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며 생활하다 보면 그 사람의 말투나 언어 때문에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고 또 때로는 기분이 상하기도 하는데 음식과 함께 언어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금 공감하게 되네요.


저는 아직 한강의 유명한 <채식주의자>를 읽어보지 않았는데 이 책에 소개된 내용들을 접하니 더욱 더 관심이 가더라구요. 무엇보다도 남편은 고기를 좋아하는데 채식을 하는 아내가 장인 어른 앞에서 고기를 못 먹는다 말하지 않고 안 먹는다고 말한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라구요. 정말 못 먹는 것이 아니라 안 먹는 것인데 왜 우리는 이것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않고 돌려서 못먹는다 말해야 하는건지 말이죠. 책에서는 그것이 장인어른이나 남편의 입장에서 미리 섣부르게 안내가 못먹겠다고 말할 것이라 예상한 것에서 오는 문제라고 하더라구요. 저는 <더 테이블> 이 책 중 이 부분이 크게 와닿았습니다. 왜냐하면 저의 인간관계나 사회 생활 그리고 심지어는 가족 간의 생활 등을 돌아볼 때 저 역시도 다른 사람들은 어떨 것이라는 예상을 꽤 많이 하고 있음을 느꼈거든요. 어쩌면 매번 그랬는지도 모르구요. 또 어떨 때는 내 예상과 다른 반응을 보이면 '오늘은 왜 저래' 이렇게 생각한 적도 있는 것 같아요. 저도 앞으로는 함부로 다른 사람의 반응을 예상하지 않기로 굳게 결심했습니다.


또 하나는 '그냥'이라는 단어에 대한 것이랍니다. 저는 평소 그냥이라는 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뭔가 이유를 대지 못한다는 것은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은 것 같아서 말이죠. 하지만 때로는 그냥이라는 말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되고, 그냥이라는 말 만큼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인다는 것을 표현하는 말이 또 있을까 싶어지더라구요.


행복에 대해 가족 회의를 하던 가정에서 벌어진 사건도 충격적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요즘 사람들이 행복에 대해 관심이 많은 만큼 자신만의 또는 우리 가족만의 진정한 행복을 생각해보는 것도 소중할 것 같아요.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와닿는 내용이 너무 많아서 직접 읽어보길 권하고 싶은 책이에요. 책을 읽는 동안 말이 주는 힘에 대해 다시금 느꼈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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