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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거북 타고서 저승 여행 ㅣ 아이들판 창작동화 5
송재찬 지음, 최정인 그림 / 아이들판 / 2016년 9월
평점 :
양평은 몇 번 여행삼아 다녀온 적은 있지만 이 책 속에 등장하는 돌거북상은 처음 접하네요. 이 돌거북상을 보고 양평의 이야기와 우리
조상들의 이야기로 연결시킨 작가의 상상력도 돋보이구요.
양지는 방학이 되었지만 하나도 즐겁지가 않네요. 그도 그럴것이 친구들이 괴롭히고 엄마는 미국으로 떠나버렸고, 아빠는 믿었던 사람에게 속아
집도 날려버리고 재산 역시도 날려버렸고... 이런 모든 상황들을 감당하기에 초등학생 소녀인 양지는 아직 많이 어립니다. 아빠를 따라 공기좋은
양평에서 잠시 쉬어가면 좋았으련만 양평으로 간 이후에도 부미애라는 친구가 가만두지 않겠다고 문자를 보내옵니다. 이런 복잡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어떤 심정일까 헤아려보게 되더라구요. 우리 아이도 책을 보면서 그런 양지의 모습이 많이 안타까웠던 모양이에요. 아마도 또래 친구라는 생각이 드니
더 그런 모양입니다.
양평 할아버지 집에 오다 우연히 보게 된 돌거북상. 양지는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죽기로 결심합니다. 이 때 나타난 돌거북상 할아버지가
양지에게 이승과 저승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마음을 돌릴 것을 제안합니다. 하지만 얼마나 상처가 많았던지 어린 양지의 입에서는 얼른
저승으로 가자는 말만 내뱉어지네요. 무척 안타깝고 슬프더라구요. 다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볼 수도 있을텐데 다시 물어도 얼른 저승으로 가자고만
하니까요.
다행히 돌거북상 할아버지를 통해 엄마가 양지를 버리고 떠난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양지를 지켜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죠. 그리고 이유없이
자신을 따돌리고 괴롭힌다고 생각했던 미애가 사실은 자신의 친척인 영호에게 수학 30점을 맞은 돌대가리라고 양지가 말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라는
것도요. 미애를 비롯한 친구들 모두 수학 30점 정도를 받는 아이들이었기에 화가 더 난 것이구요. 이를 통해 양지는 우연히 재미있자고 한 말이
친구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었는지도 깨닫게 되었네요.
돌거북을 타고 이승과 저승의 갈림길에서 저승 여행을 하고 다시 이승으로 돌아온 양지의 이야기가 아이에게는 더욱 더 굉장히 신선하고
신비스럽게 다가오는 모양입니다. 마치 우리의 전설 이야기를 듣는 듯한 그런 기분이 드는 책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