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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법칙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ㅣ 책고래아이들 2
정설아 지음, 한담희 그림 / 책고래 / 2016년 9월
평점 :
게임은 재미 때문에 헤어나오지 못하는 중독의 문제도 심각하지만 이 책에서는 중독보다는 폭력성에 좀 더 많은 초점이 맞춰져 있다. 책 속에
등장하는 고릴라 구기훈을 보면 욕설은 물론 친구들에게 아무렇지 않게 행하는 폭력이 일상에 만연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실 책을 읽는
초반에는 구기훈의 모습 때문인지 마음이 불편했다. 같은 친구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무슨 권력이라도 갖고 있는 양 지호에게 땅콩이라 부르며 함부로
하는 모습이 거슬렸다.
사실 처음엔 지호가 친구의 폭력에 시달리는 내용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야기는 내 예상과는 달리 흘러갔다. 우연히 킹이라는 아이디를 가진
친구로 인해 게임의 세계로 발을 디디게된 지호는 쉽게 헤어나오지 못한다. 사실 지호의 상황을 보면 정말 십대의 아이가 감당하기에는 무척이나
버거워보인다. 불우한 가정환경과 술만 먹는 아빠, 이로 인해 힘들어하는 엄마... 이들에게 지호나 동생의 힘든 상황은 누구하나 도움을 주거나
안정을 갖도록 해주기 쉽지 않다. 이런 힘든 상황에서 그 돌파구가 되어준 게임이라는 사이버 공간은 지호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게임
공간 속에서는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도 마음껏 죽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사이버 공간에서 폭력적인 게임을 일삼다가 현실과 가상 공간을 구분하지 못해 사람을 살해한 사건을 종종 뉴스로 접하곤 한다. 다행히
지호는 킹의 모습이나 동생의 모습을 통해 게임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뒤늦게나마 그 상황에서 벗어나게 되지만 실제로는
한 번 발을 디디면 빠져나오기 힘들기도 하다. 폭력이 만연되면 더 이상 그것이 폭력임을 인지하지 못하게 되는 위험성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폭력적인 게임을 즐기는 것은 그것이 더 큰 폭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를 이 책 속에서는 잘 보여주고 있다.
게임의 폭력성과 심각성에 대해 잘 보여주고 있는 책이여서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꼭 한번 읽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울러 우리
어른들도 아이들을 폭력적인 상황에 노출시키지 않고 지켜줄 수 있도록 어른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