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와 넬

트루와 넬 - 대작가 트루먼 커포티와 하퍼 리의 특별했던 어린 시절 이야기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47
G. 네리 지음, 차승은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6년 6월

나도 즐겨보는 미래인의 청소년 걸작선에서 이번엔 조금 색다른 책이 나왔다. 트루와 넬이란 두 명의 작가가 어떤 시절을 보냈을까 궁금하다면 이 책을 만나보면 된다. <앵무새 죽이기>란 소설은 워낙 유명해서 넬 하퍼 리에 대해서는 조금 알지만 트루먼 커포티라는 작가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바가 없었다. 알고 보니 트루먼 커포티는 영화로 유명한 <티파니에서 아침을>이란 소설을 쓴 작가였다.

소년을 소녀로, 소녀를 소년으로 서로의 성을 잘못 아는 것으로부터 그들의 만남은 시작된다. 머리가 짧았던 넬을 트루먼은 남자애라고 생각했고, 세일러복을 입은 모습의 트루먼을 넬은 여자애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둘은 이내 원래 자주 만났던 사이라도 되는 것처럼 친해진다.

둘의 부모님이 등장하는 부분들을 보면 두 사람 모두 그닥 행복한 가정 환경은 아니었던 것 같다. 부모와 사이도 좋지 않고 아이를 책임지는데 전혀 관심이 없는 트루의 엄마만 봐도 그렇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정신이 이상하다는 이야기를 듣는 몸이 많이 좋지 않은 넬의 엄마를 봐도 그렇다. 그래서인지 둘은 정신적으로 통한다는 느낌이다.

둘은 심심함을 달래줄 놀이로 책에 빠져 시간을 보냈고 책 속에 등장하는 것들을 현실 세계의 무대로 끌어올리며 놀았던 것 같다. 그 중 트루가 좋아했던 책인 셜록 홈스의 홈스와 왓슨처럼 둘은 탐정 놀이를 즐겼던 것이다.

유명한 작가들의 어린 시절은 어땠을까하는 궁금증도 이 책을 보면 알 수 있다. 둘은 유년 시절을 함께 보냈고 서로의 작가 활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각자 자신의 소설에서 상대방을 떠올리며 등장 인물로 만들어 냈고 <인 콜드 블러드>란 범죄소설도 두 사람이 함께 작업했다.유년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가 서로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그리고 그들의 삶의 밑바탕을 이루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서로의 우정이었음을 보여준다.

트루와 넬의 이야기는 마치 그 자체로 하나의 소설같다. 이 소설 같은 이야기가 이 둘의 진짜 유년시절을 바탕으로 했다니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진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