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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 ㅣ 소설, 사진과 만나다 해외문학선 1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한민 옮김 / 청년정신 / 2016년 6월
평점 :
어른이 되고 나서 다시 만나는 고전은 예전에 읽었을 때와는 다른 감동과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이 책 역시도 어릴 때는 그저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노인과 소년의 우정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다시 읽으면서 삶에 대해 고민해보게 되더라구요.
잔잔한 바다에 나가 낚시를 하는 노인을 보면서 큰 물고기와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를 하는 과정을 보며 나같으면 그냥 큰 물고기라고 하더라도
힘에 부치니 그냥 놓아주고 다른 작은 물고기들을 잡자 했을지도 모르는데 노인은 나의 예상과는 달리 끈을 놓지 않습니다. 그 녀석이 얼마나 힘이
좋고 큰지 예상을 하면서도 말이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점차 삶에 안주하고 편하게 기대고 싶어하는데 노인은 마지막까지도 삶의 끈을 놓지않고
스스로를 다독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답니다.
노인은 얼마나 외로울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망망대해에 홀로 물고기와 힘겨루기를 하며 소년과의 추억을 떠올리기도 하고 소년의 존재를
그리워합니다. 소년과 얼마나 마음을 나누는 각별한 사이였는지를 알 수 있게 하죠. 이 외로움의 대상은 이제 물고기에게로 옮겨집니다. 물고기를
친구처럼 대하는 모습에서 잘 나타난답니다. 자신이 이겨야 할 대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외로움을 달래고 싶었던 것은 아닌가 싶네요.
드디어 청새치를 손에 넣었지만 피 냄새를 맡고 따라오는 상어들을 상대하느라 힘을 다 소진해버리죠. 그냥 잡은 청새치를 놓아두면 상어들과
대립하지 않아도 될텐데 노인은 육지에 올 때까지 뼈만 남은 청새치를 가지고 옵니다. 이것이 아마도 젊었을때 팔씨름도 지지 않을 정도로 힘도
좋았고 타고난 어부로서의 자신감을 갖고 있었던 것을 지키고 싶었던 노인의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소설 사진을 만나다' 시리즈로 고전들이 출간되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는 바다가 주를 이루는 사진들이
책에 실려 있습니다. 외로운 바다에 노인이 홀로 물고기들과 상어와 사투를 벌이는 모습이 떠오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