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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간의 모험 ㅣ 사계절 만화가 열전 6
박윤선 지음 / 사계절 / 2016년 5월
평점 :
개인간은 말 그대로 개처럼 살게 된 인간을 말합니다. 처음 책 제목만 보고는 개인과 개인간의 모험인 줄 알고 다른 줄거리를 상상했답니다.
그러다 개인간이라는 걸 알고 보니 표지의 그림이 달리 들어오더라구요.
저자가 프랑스에서 펴 낸 책이라 그런지 우리나라 작가의 작품이라는 생각이 안 들더라구요. 물론 북한 이야기를 비롯해서 주인공을 우리나라
사람이라 그런지 소재에 등장하긴 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그렇지 않더라구요.


착하긴 하지만 천하태평인 무슈 김은 그저 어른이 되어서도 말로만 공무원이 되겠다고 할뿐 더 이상 평화로운 가족의 일원이 아닌 그저 부모님께
짐이 될 뿐이랍니다. 순하고 게으르고 노력도 안하는 그는 아들이 독립적으로 살길 바라시고 실버타운으로 가버리시는 바람에 혼자가 됩니다. 그러다
보험 판매원을 만나 결혼을 하게 되고 우연히 텔레비전을 보다가 경찰견도 공무원이니까 개가 되어보기로 합니다. 정말 어처구니 없는 생각이죠.
우연히 펼쳐지는 것 같은 사건 전개에 얼떨결에 복날 개장수에게 끌려가는 개인간. 아내와의 결혼도 보험 때문에 얼떨결에 하고 아내의 배신도
가만히 당하고만 마는 정말 어찌보면 머저리 같아보일지도 모를 개인간이랍니다. 라이터를 켤 줄 안다는 이유만으로 개인간은 북한으로부터 임무를
부여받게 되는데, 정말이지 하나 하나 짚어가면서 보면 엉뚱하다고 느낄 소지가 있어 그냥 편한 마음으로 가볍게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사건의
개연성이 조금 황당하지만 이것 저것 재지 않습니다. 개인간은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것만 할 뿐 제가 예상했던 아내나 아내의 불륜남 빅아이에 대한
복수 그런 것 없습니다.
각박한 현대 사회에서 하루 하루 쫒기듯 살아가는 우리에게 웃음과 삶의 여유를 돌아보게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웹툰으로 된
책을 읽었는데 무겁지 않은 내용에다가 엉뚱하고 욕심없는 무슈 김을 따라가다보면 여러가지 생각들을 하게 되네요. 지나치게 아둥바둥 하지 않아도 제
자리를 찾아가는 주변 인물들. 다시 인간이 되겠다고 노력할 필요도 없는 무슈 김의 삶의 모습이 우리에게 조금은 필요한 부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