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처럼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이현주 글.그림 / 책고래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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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입장에서 삶에 대해 바라본 책이라 어른들이 읽어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랍니다. 열 살에 이사를 와서 1층 피아노 교습소의 피아노 소리를 듣고 그 모습을 보며 자랍니다. 처음엔 우리 아이가 누가 이사를 왔나 궁금해하면서 책을 보더니 책을 한장 두장 들춰보다가 이내 그것이 바로 나무라는 것을 알아챕니다. 나무의 눈으로 본 집안의 모습들은 다양하고 평화롭네요.

 

더 자라 열네 살이 되었을 때는 2층집 아저씨와 만나게 되었네요. 누군가에게는 나무가 하나의 멋진 풍경이 되어주네요. 아저씨의 그림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처음으로 보게 된 나무. 우리도 자라면서 어느 순간이 되면 자신의 모습을 그나마 조금이라도 들여다보게 되는 것 같아요. 우리의 삶과 나무의 삶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 혼자 자라는 것 같지만 누군가의 가지치기로 인해 더욱 더 잘 자랄 수 있게 되고, 3층에 사는 콩이네 가족들에게 편안한 휴식처를 제공해주기도 합니다. 스무 살이 되었을 때는 4층집에 사는 할머니의 뒷모습을 보게 됩니다. 나무가 자라면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우리 인간의 모습도 그러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슬픈 생각마저 들더군요. 급기야 스물 다섯이 되었을 때는 아파트의 키를 훌쩍 넘어버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곳에 나무가 있습니다. 더 이상 머무를 곳도 볼 가족들도 없네요. 계속 자란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하는 막연한 불안감, 언제까지 자랄 수 있을까하는 걱정들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인간에 비유하자면 삶에 대한 고민이겠지요.

 

아이에서 어른으로 그리고 가정을 꾸려 생활을 하다가 어느 순간 더 나이가 들면 쓸쓸히 홀로 남고야마는 우리 주변 이웃들의 모습, 우리들의 인생 이야기를 나무를 통해 들려주는 것 같습니다. 어찌보면 슬프게 들리지만 우리 동네 은행나무인 나는 아파트에 머물며 많은 가족들에게 수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습니다.

 

아이도 읽어보고 나 역시도 읽어보았지만 이 책은 어른들이 보기에도 너무 괜찮은 책이란 생각이 들어 어른들이 보는 그림책으로 손색없어 보입니다. 볼로냐 라가치상을 작가가 수상했다고 하는데 그림도 뭔가 차분하고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고 글 역시도 나무의 관점에서 그리고 또 한번 우리들의 관점에서 돌아볼 수 있게 해주는 작품이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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