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스러운 17세 르네상스 청소년 소설
이경화 지음 / 르네상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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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가끔 청소년 소설을 읽곤 하는데 어른이 되고 나서 읽어도 저에게는 아이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더라구요. 다소 요즘 아이들처럼 보이지 않는 미소라는 캐릭터는 무척 흥미롭습니다. 아빠가 사주신 촌스러운 주름 치마를 그래도 잘 입고 다니는 그녀는 요즘 청소년 같지 않은 면도 있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그러하듯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혼자 무척이나 많은 고민을 합니다. 짐처럼 여겨지는 별로 달갑지 않은 존재 친구 3명이 있고, 그리고 자신에게 좋아한다고 고백을 해온 잘생기고 멋진 안성기라는 남자 친구도 있구요.

 

미소를 보면 다소 요즘 아이들 같지 않다고 느껴지는데 한편으로는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힘들어하고 자신의 존재를 거의 드러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전형적인 요즘 아이들이란 생각이 많이 듭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생각이 많이 들더라구요. 아이들이긴 하지만 또래와의 인간 관계 속에 때로는 어른보다도 더 터무니없는 이익과 자신의 필요해 의한 관계라는 생각이 드니 몹시 씁쓸해지더라구요. 왕따를 당하기 싫어서 왕따를 시키는 쪽 무리에 껴서 따라다니거나 그냥 나죽었소하며 존재감 없이 지내거나 그 어느 쪽이든 씁쓸한 모습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래서 미소 역시도 하고 싶은 말도 하지 못한채 마음에 들지도 않는 친구들과 함께 다니면서도 때로는 그들을 멀리하고 싶다가도 정작 혼자가 되면 그 속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은 종교라는 소재를 통해 미소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미소가 다니던 교회 목사님이자 학교의 종교 선생님은 사기로 잡혀가고, 새롭게 찾은 다모아교 마저도 제대로 된 종교가 아니었죠. 청소년 시기에 많은 방황과 공부나 교우관계에서 힘든 것들을 종교를 통해 해소해보고자 했지만 결국엔 그런 것들은 부수적인 것들에 불과하고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갈 사람도 바로 나 자신이라는 거죠.

자신의 삶이 너무나도 싫고 주어진 환경이 싫고 하더라도 결국엔 더 나은 내가 되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이 누구나 밑바탕에 깔려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많이 하면서 보게 된 책입니다. 조금 색다른 소재로 청소년들의 마음을 잘 짚어본 책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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