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 누구요 날 찾는 게 누구요 - 토끼전 열네살에 다시보는 우리고전 4
고영 지음, 이윤엽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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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전을 언제 읽어봤는지도 까마득하지만 이렇게 토끼전을 분석적으로 접근하며 심도있게 읽어보긴 처음인 것 같아요. 열 네살에 다시 보는 우리 고전 시리즈길래 우리 아이 보여주면 딱이겠다 싶었는데 아이보다도 제가 더 잘 읽은 책인 것 같네요.

 

토끼전이 이렇게 우리의 옛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고, 더군다나 풍자와 해학이 깃들어 있다보니 오늘날의 모습과 너무나도 흡사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면서 읽었답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정치 모습과 용왕, 그리고 자라를 비롯한 신하들의 모습이 어쩜 그리도 비슷하던지요.

누가 용왕을 위해 토끼를 잡아올까 논의하는 과정에서 서로 자기만 살아보겠다고 핑계를 대는 모습을 보며 그 비린내가 여기까지 진동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답니다. 우리의 정치판과 정말 다를 바가 없네요.

 

이 책의 묘미는 판소리 한 부분을 보는 듯한 전개에 있더라구요. 특히 토끼를 꾀어내기 위해 선생이라는 호칭까지 붙여가며 살살 거리는 자라의 모습. 일단 물로 들어서자 언제 그랬다는 듯이 돌변하며 토끼에게 막말을 하는 자라의 모습. 현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모습인 듯 싶습니다.

토끼를 유혹하는 바닷 속 세상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이를 의심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유혹에 넘어가고 마는 토끼... 자라와 토끼의 밀고 당기는 이야기가 판소리에서 특히 재미있는 한 대목이 되지 않을까 상상이 가더라구요.

 

 

또한 책 사이 사이에 나와 있는 문헌들을 토대로 한 설명들 역시 이 책을 보는 재미를 한층 더 높여주었어요. 몰랐던 사실들도 알게 되고 흥미롭더라구요. 이 시리즈로 나와 있는 다른 책들도 다 만나보고 싶어질 정도로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지식도 쌓으면서 제대로 우리의 고전을 읽을 수 있는 안목을 길러주는 책이었습니다. 우리 고전의 묘미를 제대로 느끼려면 꼭 이 시리즈로 나오는 책을 읽어보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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