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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 쥐다! ㅣ 이야기 별사탕 3
한태희 글.그림 / 키다리 / 2015년 1월
평점 :
나 어릴 적만 해도 하수구 같은 곳에서 심심찮게 쥐가 지나가는 모습들을 보곤 했었는데 요즘엔 거의 보기 힘든 것 같다. 사실 실제로 보면
깜짝 놀라 소리지르곤 했었는데 이렇게 아이의 그림책을 통해서 만나니 반갑기까지 하다. 우리 옛날 온 가족이 한 방에 옹기종기 모여 잠을 자던 그
시절 추억까지 고스란히 책에 담겨 있다.
쥐를 잡기 위해 고양이 소리를 내어 보기도 하고 쥐덫을 놓기도 하고... 학교에서 쥐 잡기 체험 글쓰기에서 글을 잘 쓰면 선물도 준다는
말에 석이는 가족들과 방법을 찾아보다가 우연히 엄마의 심부름으로 간 쌀집에서 고양이 한 마리를 얻어온다. 쥐를 빠르게 잡으라고 고양이 이름도
치타란다. 그래서인지 이 녀석 덕분에 쥐도 많이 잡고 글쓰기에서 상도 받는다. 물론 고양이 치타가 자기 짝을 찾아 떠나고 나서는 다시 석이네
집에 쥐들이 찾아오지만 말이다.
이 당시 쥐가 얼마나 많았으면 학교에서 글쓰기 주제로까지 정했을까 싶다. 쥐잡는 운동이 활발했던 시절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가물가물해졌지만 쥐덫을 어릴 때 많이 구경했던 걸 생각하면 정말 쥐가 많긴 많았었나 싶다. 우리 아이는 이런 분위기가 그저 재미있을 뿐
현실적으로 와닿지는 않는 눈치이다. 이렇게 한 방에 모여 천장에서 달그락 거리는 소리만 나도 쥐라고 생각하면서 무언가를 천장을 향해 던지는
모습들... 학교에서 쥐 잡는 방법에 대해 글짓기를 하는 모습들... 실제로 쥐를 잡기 위해 아이디어를 내고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들... 이
모든 것이 마냥 재밌나보다.
포스터나 표어를 보면 당시 시대 상황과 주요 정책이나 관심사 등을 잘 알 수 있다. 일시에 쥐를 잡자는 포스터를 보니 예전에는 쥐약을 같이
놓고 한번에 쥐를 잡으려고 했었나보다. 우리 딸은 '쥐는 살찌고 사람은 굶는다'는 표어가 마냥 신기한지 나에게도 몇 번을 묻는다.
옛 추억이 생각나는 정겨운 그림책에다가 책 뒷부분에는 그 당시 분위기를 알 수 있는 사진들과 표어, 포스터 등 사실임을 알려주는 내용들이
가득하다. 요즘엔 경험할 수 없는 내용들이라 아이에게 더욱 흥미롭게 다가오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