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막골 훈장님의 한글 정복기 세바퀴 저학년 책읽기 14
김은의 지음, 한상언 그림 / 파란자전거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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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의 그림만 얼핏 보았을때는 왠지 요즘 아이들이 한자를 잘 모르니까 한자를 정복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을 것만 같은데, 이 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훈장님이 오히려 한글을 정복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요. 사실 좀 더 엄밀하게 따지자면 이 두가지를 모두 다 다루고 있긴 하지만요.

 

한자를 잘 모르는 요즘 아이들... 어느 날 할아버지 학생 한 분이 전학을 왔어요. 입에서 막힘없이 술술 나오는 한자어와 한자로 된 어려운 책들을 술술 읽는 모습에 아이들은 모두 대단하다고 생각했죠. 아이들은 할아버지를 한자 읽는 달인이라고 감탄까지 했답니다.

 

수업 시간에 할아버지는 글을 읽고 빈칸을 채워넣으라는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 희망이에게 읽어보라고 살짝 이야기를 건넵니다. 뭔가 이상하다 생각한 희망이의 예상대로 알고보니 할아버지는 한글을 읽지 못한다는 사실... 그래서 공부를 하러 이곳에 왔나봅니다. 처음엔 한자를 쓰지 않고 한글만 사용하면 재앙이 닥친다고 주장을 하더니 한자만 써야한다고 아이들에게 이야기합니다. 할아버지의 이런 이야기를 들은 희망이와 태경이는 반드시 한글을 쓰게 만들겠다는 다짐의 눈빛을 교환합니다.

 

보고서를 할아버지에게 떠맡긴 아이들은 할아버지가 한자로 작성해올 줄은 꿈에도 몰랐던거죠. 결국 보고서 작성을 함께 하지 않았다는 것이 선생님께 탄로나게 되고, 할아버지는 사실 한글을 배우기 위해 이곳에 왔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누구에게 배우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면서 결국 한글을 희망이를 통해 배우죠. 한자를 막힘없이 술술 읽던 할아버지가 한글을 읽을 줄 모른다는 것은 아이들에게는 꽤나 놀랄만한 일이었겠다 싶어요. 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아이들은 할아버지를 도와 할아버지가 한글을 익힐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누구는 한글을 알고 누구는 한자를 알고 있는 것도 놀림의 이유가 아닌 그냥 다른 차이일뿐이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있어요. 다름을 인정하면서 서로의 것을 받아들이는 모습이 막막골의 훈장님 기모 옹을 통해서 흥미롭게 그려지고 있는 책이랍니다. 결국 훈장님은 한글을 정복할 수 있을까요? 예순 다섯 살의 할아버지가 열살의 희망이를 선생님으로 한글을 떼는 모습이 우리 아이 눈에 흥미롭게 보이는 모양이에요. 우리 아이도 이 책을 읽으면서 자기도 한자에 대해 더 관심을 갖고 익힐 수 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네요.

 

책 뒷부분에는 지금까지 읽은 내용들을 차분히 다시 더 깊게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씽씽 생각페달을 밟아라!'가 있어서 질문들을 보면서 생각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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