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속의 고슴도치 꿈꾸는 고래 1
세르게이 코즐로프.유리 노르슈테인 글, 프란체스카 야르부소바 그림, 강량원 옮김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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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의 질감부터 제 마음에 쏙 들더니 안개 속에 있는 고슴도치의 모습을 통해 어디로 가는지는 몰라도 그 여정을 따라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것 같아요. 이 책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라고 하는데 애니메이션 영화로도 탄생했다고 합니다. 책을 읽고 나니 애니매이션도 보고 싶어지더라구요.

 

고슴도치는 저녁마다 곰의 집을 찾아가는데 그 과정이 하나의 여행과도 같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처음엔 굉장히 운치있고 아름다운 분위기로 이야기가 시작되더라구요. 딸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무슨 이야기일까 궁금하기도 하고 곰을 만나러 가는 길엔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궁금하기도 했지요. 곰에게 선물할 산딸기 잼을 손에 들고 곰을 만나러 가는 저녁 길... 부엉이가 자신을 따라오는줄도 모르는 채 밤하늘의 별을 관찰하고 웅덩이에 비친 별을 내려다봅니다. 뒤따라오던 부엉이가 더욱 더 재미있는 것 같아요. 자기도 고슴도치와 마찬가지로 별을 보기도 하고 우물에 소리치는 고슴도치를 따라하기도 하면서 어느 덧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운치를 느끼며 뒤따라오고 있는게 아니겠어요.

 

고슴도치는 곰과 만났을때 곰이 어떤 말을 할지 상상하면서 계속 걸어갑니다. 안개 자욱한 곳에서 하얀 말을 만나 하얀 말이 어떻게 되었을까 걱정도하고, 조금은 무섭지만 조심조심 안개를 헤쳐나갑니다. 밤나방들이 날아다니기도 하고 두려움을 느낄만한 밤... 안개 때문에 곰에게 줄 선물꾸러미도 잃어버리고 맙니다. 우리 아이가 이걸 어쩌냐면서 안타까워하며 책을 보더라구요. 반딧불이를 등대 삼아 다시 길을 떠나는 고슴도치는 안개 속에서 나타난 개가 건네주는 선물 꾸러미를 챙겨들고는 다시 길을 떠나지만 강에 빠지고 마네요. 하지만 고슴도치는 강물이 흐르는대로 흘러가며 별을 보기도 하네요. 또 누군가의 도움으로 다시 강가에 도착해 드디어 곰을 만나게 되네요. 곰을 만나러 오기까지의 과정이 힘겹고도 두려운 여정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하지만 그런 가운데에서도 자연을 감상할 줄 아는 여유로움도 느껴지고 어려움에 처해도 자연과 벗삼을 줄 알고 다른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는 모습이 인상적이더라구요.

왜 이 책을 철학적이라고 했는지 알 것 같아요. 아이는 이 책을 다 보더니 곰을 만나러오는 고슴도치가 힘들어보였나봐요. 그래서 앞으론 깜깜한 밤 말고 낮에 다니면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그럼 이런 운치있는 장면들이 탄생하지 못했겠죠? 어렵게 찾아왔기 때문에 함께하는 그 시간이 더 소중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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