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이의 가출 내 친구는 그림책
다네무라 유키코 글.그림, 강방화 옮김 / 한림출판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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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언제 가출을 결심하게 될까요?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이 책을 보면 아이들도 야단맞고 속상하면 어디론가 숨어버리거나 엄마의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가고 싶어한다는 걸 알 수 있는 것 같아요.

 

아직 우리 아이는 집을 나가볼까라는 생각을 해본적은 없지만 비슷한 또래의 주인공인 아이가 집을 나가려고 하는 모습을 보니 흥미로운 모양이더라구요. 저렇게 어린데 혼자 집을 나가면 안 될텐데 하는 걱정이 이내 책을 보면서 웃음으로 바뀌더라구요.

 

쌍둥이인 키이는 엄마에게 야단을 맞고는 집을 나가겠다면서 소풍 가방에 짐을 하나씩 사기 시작합니다. 집을 나갈 건데 유치원에서 만든 토끼 연필 꽂이도 챙기고 동생도 안아주고 그럽니다. 우리 딸 눈에는 연필 꽂이까지 챙겨가는 모습이 조금 웃긴 모양이더라구요.

 

 

더 재미있는 건 다른 쌍둥이 우타랍니다. 우타는 키이에게 과자를 먹고 가면 어떠냐고 과자를 내밀기도 하고, 안 읽은 책을 꺼내와 책을 보자고도 하고, 그리다 만 그림을 완성하고 가라고 하고 가라고 합니다. 쌍둥이 우타 덕분에 키이는 당장 집을 나가려고 했던 것도 잊었는지 우타와 함께 하나씩 과자도 먹고 책도 읽고 시간을 다 보내네요. 심지어는 엄마가 만들어 준 저녁까지 먹고요. 집을 나간다고 하더니 밥을 먹고 텔레비전보고 목욕까지 하는 키이가 아무래도 우리 딸 무척 재밌나봅니다. 결국 안 나가고 잠이 든 모습의 키이가 사랑스럽기까지 하네요. 내일은 꼭 나가겠다는데 과연 내일은 나갈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우리 딸은 당연히 내일도 못나간다고 하네요. 우타가 또 붙잡을거라나요.

 

부모에게 야단을 맞아서 속상한 아이들의 마음을 가출이라는 소재로 풀어냈다는 것이 흥미로운 것 같고, 실제로 집을 나가지 않고 나가려고 하는 마음만 갖고 있다는 것도 재밌네요. 저는 이 책을 아이와 보면서 역시 형제자매가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 건지를 새삼 느끼게 되더라구요. 자신과 닮고 자신을 잘 이해해줄 우타가 있었기 때문에 키이가 가출을 하지 않을 수 있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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