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시장 내책꽂이
나윤하 지음, 이준선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1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가 책을 읽는데 어찌나 깔깔 대며 읽던지요. 보통 이런 아이 책은 우리 딸이 다 읽고 난 후에야 제 차지가 된답니다. 손에 잡아들면 끝까지 다 읽을때까지 손에서 놓지 않거든요.

아이가 책을 다 읽고 나서 저 역시 책을 잡아들었는데 끝까지 술술 읽히더라구요. 어찌나 재미있던지 저 역시도 금새 읽었네요. 도깨비 시장에 대해 전혀 들어본 바도 없기에 아이도 그런 면에서 신선하고 호기심이 발동한 것 같아요.

 

 

 

농사 짓기에 적합하지 않은 마을에 살고 있기에 시장에가서 나무를 팔아 돈을 벌어오려고 했던 나무꾼 소년은 뜻밖에 힘없고 늙은 할머니를 만나 나무와 낡은 구리 비녀를 바꿔서 집으로 향했답니다. 그런던 중 늘 가던 길인데 이상하다 싶어 정신없이 달리다 보니 이 무슨 호랑이보다도 더 무서운 도깨비들 시장에 가게 되었네요. 달달 떨리는 마음으로 진정하며 도깨비 시장 구경을 하는데 뭔가 흥미로운 것들을 발견한 모양이에요.

우리들과 다르게 도깨비 시장에서는 낡고 오래된 것들 뿐이고 그것도 오래될수록 더 비싸게 팔리고 있었거든요. 서로 자기 물건이 더 오래되었다고 자랑하는 걸 보면서 아이가 재밌었던 모양이에요. 하루도 손에서 놓지 않아 끝이 너덜너덜해진 빗자루를 자랑하며 오히려 얼마 안 쓴 빗자루는 그 만큼의 대접을 받지 못하더라구요.

 

우리들이 무심코 쓰고 낡지도 않았는데 버려버린 물건들 때문에 오히려 이곳에서는 낡고 오래된 것들이 보물이 되어버렸다네요. 이 글을 읽으면서 저 역시도 반성이 되더라구요. 우리 아이들도 아직 멀쩡한 물건이 있는데 새로운 것을 보면 또 사달라고 조를 때가 많은데 사실 따지고 보면 저도 그럴 때가 종종 있거든요. 그런면에서 저를 돌아보게 만들어주더라구요.

 

사람 물건을 만지면 사람으로 둔갑하는 도깨비 이야기도 아이가 무척 흥미로워했어요. 제가 읽어도 그런 부분은 재미있더라구요. 도깨비랑 씨름을 할 때는 도깨비의 진짜 다리인 왼쪽 다리를 걸어야 이길 수 있다는 것도 흥미로웠고... 도깨비가 사람을 골려준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그런 것도 재미있더라구요. 물질에 대한 탐욕이 많은 인간들을 골려주는 것만 같아서 재미도 있지만 반성도 되더라구요. 술 항아리에 도깨비가 던져준 금화를 받고 술 전체를 내어주는데 나중에 이 금화가 전부 나뭇잎으로 변해있을 상상을 하니... 인간을 조롱하는 도깨비의 모습이 그려지더라구요. 욕심 많은 최부자에게 도깨비 방망이를 주고 어쩔 수 없이 보물을 채우기 위해 곳간에 쌓여있던 음식들을 꺼내 마을 사람들과 나누어 먹게 된 이야기도 도깨비들의 지혜가 엿보이더라구요.

 

시장 구경을 하고 있던 나무꾼 소년은 결국 사람 냄새 때문에 도깨비에게 정체가 발각되고 마는데 자신도 물건을 팔러 왔다고 배짱 좋게 이야기를 하네요. 다행히 할머니랑 바꿨던 낡은 비녀 덕분에 도깨비들이 이 물건을 서로 사겠다고 하죠. 소년은 자신의 소원을 이야기하고 낡은 비녀를 팝니다. 소원은 바로 자신의 마을을 농사 짓기 좋게 만들어달라는 거였답니다. 낡은 물건 덕분에 목숨도 건지고 소원도 이루게 된 나무꾼 소년... 낡은 물건이라고 함부로 대하지 말하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마지막으로 도깨비와 거래를 할 때는 금화나 도깨비 방망이는 절대로 받지 말아야한답니다. 이게 똥이나 나뭇잎이라고요... 책을 덮는 마지막까지 아이를 배꼽 빠지게 하는 재미있는 책이면서 삶의 지혜도 엿볼 수 있고 다양한 도깨비까지 만나볼 수 있는 그런 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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