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가 친구하자고 한다고? 마음똑똑 (책콩 그림책) 31
박규빈 글.그림 / 책과콩나무 / 201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혼자 웃음이 절로 나오더라구요. 왜냐하면 제가 아이에게 실제로 종종 사용하는 말이거든요. 아이가 실컷 놀고 돌아와서 씻기를 미루고 있을 때가 종종 있답니다. 더우니까 뭐 좀 먹고 씻겠다든지 더 놀고 씻겠다든지 하면서 씻기를 미루는 상황이 발생할 때가 있네요. 다른 집들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에요. 그럴 때 제가 아이에게 "까마귀가 친구하자고 하겠네~" 이런 말을 쓰거든요.

 

그림을 딱 봐도 우리나라 작가의 그림이란 걸 알 수가 있더라구요. 왠지모를 정겨움이 묻어나온다고나 할까요? 때가 꼬질꼬질 묻어있는 아이의 모습이 그림을 통해서도 냄새가 책 밖으로 나올 것만 같습니다. 이렇게 신나게 놀고 나서도 씻기는 귀찮아하는 아이들... 그 심리를 전혀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의 위생도 중요하기 때문에 그냥 방치할 수 없어서 잔소리를 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렇게 안 씻으면 까마귀가 친구하자고 한다는 엄마의 말을 아이는 전혀 다르게 받아들이는 모습이 이 책의 재미를 한층 더해주는 것 같습니다. 아이는 계속 안 씻으면 까마귀와 친구가 될 수 있냐면서 오히려 좋아하거든요. 정말 아이들의 상상력이란 어른들이 감당할 수가 없는 것 같아요.

 

까마귀와 친구가 되어보겠다고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이 웃깁니다. 오징어를 먹고 이를 안 닦는가 하면 강아지랑 뒹굴어 털을 일부러 자기 몸에 묻히기도 하고 더군다나 적극적으로 자신이 씻지 않았다는 것을 일기장에 기록까지 해놓습니다.

그날 밤 정말 까마귀가 나타났답니다. 정말 까마귀와 친구가 되려는 모양입니다. 까마귀에게 음식도 대접하고 정말 친구처럼 대해주네요.

 

엄마는 씻으라고 잔소리를 하지만 그러다가 까마귀 친구가 떠나버릴까봐 씻지를 않습니다. 그 모습으로 유치원에 가니 냄새가 말도 못하겠지요. 친구들이 냄새난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준수는 아랑곳하지 않고 까마귀와 친구가 되었기 때문에 그렇다면서 전혀 창피해하지도 않습니다.

 

이제는 까마귀와 친구가 된 준수는 그날 밤에도 찾아온 까마귀에게 나는 방법을 배우기 시작했답니다. 물론 친구들에게는 까마귀를 만날 수 있는 방법은 씻지 않는 것이라면서 안 씻는 것을 유치원 친구들에게 전수하지요. 냄새로 가득한 유치원이라... 생각만해도 웃음이 나는지 딸 아이가 피식피식 웃으면서 책을 봅니다.

 

까마귀를 집에 데리고 온 준수가 엄마, 아빠에게 까마귀가 친구하자고 한다고 이야기를 하지 않았냐면서 자신이 까마귀랑 친구가 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정말 부모로서는 상상 초월이네요. 까마귀가 친구하자고 한다는 이야기를 가지고 어떻게 이렇게 창의적으로 풀어냈는지 재미있는 그림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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