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다람쥐의 모험
신경림 글, 김슬기 그림, 안선재(안토니 수사) 영문번역 / 바우솔 / 201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신경림 작가의 시를 잔잔하고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만나볼 수 있는 색다른 시 그림책이랍니다. 시 그림책은 아이가 자주 접해보지 못해서 그런지 시의 리듬감을 살려 읽어주니 무척 좋아하네요. 내용은 조금 슬프지만요.

 

눈이 많이 내린 어느 날 아기 다람쥐가 먹을 것이 없고 배가 고파서 언덕에서 내려와 멀리 보이는 아파트 마을을 서성입니다. 어쩌다가 아파트 마을까지 오게 되었을까요. 그 동안 보아오던 내용의 책과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산에 먹을 것이 얼마나 없었으면 아파트까지 오게 되었을지... 아파트에 와 보니 도토리가 집집마다 널려있습니다. 인간들이 도토리를 그렇게 많이 필요로하지 않을텐데도 불구하고 도토리가 아파트에 다 있네요. 인간들은 이 많은 도토리를 다 무엇에 쓰려고 이렇게 많이 가져다 집에 모아놓은 걸까요?

 

다람쥐는 욕심많은 우리 인간이랑은 다른 모습입니다. 이렇게 많은 도토리들을 아파트에서 보았다면 다 가져가고 싶을텐데도 아기 다람쥐가 가져가는 것이라고는 소박합니다. 도토리를 하나 입에 물고는 엄마 것 하나를 입에 다시 물고 아빠 것 하나를 입에 다시 무니 도토리의 양볼이 빵빵해졌습니다.

이렇게 세 개를 입에 물고는 신이 나서 산으로 돌아가는 아기 다람쥐의 모습에서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네요. 다시 산봉우리를 오르니 엄마 다람쥐와 아빠 다람쥐가 잠도 못 자고 아기 다람쥐를 기다리고 있다가 눈물이 글썽글썽하네요. 아기 다람쥐의 입 속에 들어있는 도토리는 아직 보지 않은 상태랍니다. 아기 다람쥐의 입 속에 있는 도토리를 본다면 엄마와 아빠 다람쥐는 또 다시 마음이 얼마나 짠해질까요?

 

그림도 무척 은은하고 아름답지만 내용이 또 상반되는 것 같아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산 속에 있어야할 도토리들이 다 어디로 간 걸까요? 우리 인간들의 욕심은 정말 끝도 없어서 누군가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것들도 그냥 다 집어가는 이기적인 모습을 보일 때도 많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하네요. 아이에게는 아마도 필요한 만큼만 소유하고, 다른 사람이나 동물들의 것은 함부로 가져오지 않아야한다는 것을 알게해주는 책 같아요. 아이도 이 책을 보면서 도토리를 다 아파트로 가져오면 어떻게하냐면서 그렇게 하면 안 되는거 아니냐고 저에게 이야기합니다. 아름다운 시를 통해 아이들의 마음도 따뜻해질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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