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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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제목만 봤을 땐 100세 노인에게 어떤 일이 벌어진걸까 단순히 궁금하기만 했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정말 빨려들어가는 느낌이었다. 간만에 유쾌하고 독특한 소재의 책을 만난 기분이다. 처음엔 500페이지 정도의 분량의 책을 보고는 한참 읽겠구나 생각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다음엔 이야기가 또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하게 되어 빨리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100세 생일잔치를 눈앞에 두고 슬리퍼를 질질 끌며 양로원에서 도망친 100세 노인... 100세라고 하면 기운이 하나도 없을 것 같기만 한데 창문을 넘어 도망쳤다는 것 부터가 범상치 않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전혀 예기치 않았던 사건들의 연속으로 다음 장면이 기대가 될 정도로 흥미롭게 읽힌다. 우연히 맡아준 트렁크 가방 하나를 버스에 가지고 타는 바람에 이 노인을 잡으러 오는 조직의 부하들로 부터 도망갈 위기에 처하게 된다. 그런데 가는 곳마다 의도하지 않았어도 노인은 점점 하나 둘 그들을 죽여간다. 얼토당토않게 그들을 해치우는 모습이 정말 의아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 같다.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노인이 아무렇지도 않게 다른 사람을 해치는 모습이 아이러니하다. 결국 그는 조직원들에 의해 트렁크를 갖고 있다는 이유로 도망다니는 신세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조직의 부하들을 죽이게 되어 경찰로부터도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100세의 힘없는 노인의 쫓기는 이야기로 이야기가 전환되는 느낌인데 색다른 소재인데다가 과거의 이야기와 현재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면서 전개되어 더욱 흥미로웠던 것 같다.

"세상 만사는 그 자체일 뿐이며 앞으로도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 자체일 뿐이다."라고 알란의 아버지가 했던 말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우리 인생도 이와 같다는 것을 100세를 산 노인의 시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 100세를 살았기에 세계대전과 같은 많은 일도 겪었고, 다소 억지스럽다거나 엉뚱하다고도 볼 수 있긴 하지만 미국으로 중국으로 북한으로도 가게 된 이야기도 역사 이야기가 접목된 듯 흥미로웠던 것 같다.

100세 생일을 눈앞에 두고 싫증난 양로원 생활에서 벗어나고자 나왔던 알란은 결국 인생의 파란만장한 삶을 마감하듯 쫓기는 모험에 쓰게된다. 살인도 이 책에서는 그저 그냥 일일뿐 큰 의미를 부여하진 않은 듯하다. 역사 공부도 절로 되고 노인의 유쾌한 모험을 따라가는 재미가 쏠쏠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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