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 아빠의 인문 육아
권영민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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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빠가 쓴 육아서들이 시중에 많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철학자 아빠는 다 뭐고 또 인문 육아는 무엇인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육아서가 눈에 띈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아빠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아내를 대신해서 육아를 하게 되는 모습이 그려져 있는 책이다. 사실 아내 없이 아이를 오랜 시간동안 돌본다는 것은 어찌보면 겁부터 덜컥 날만도 한데 이 책의 저자는 혹시나 다시 예전의 자유를 느낄 수도 있을지 모를거라는 희망에 은근히 바라기도 했었단다. 당장 눈앞의 자유만 생각하고 아이를 생각하지 못했음이라 짐작된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다. 아직 아이가 어려서 엄마는 언젠가는 오겠지라고 믿고만 있을뿐 부재를 크게 의식하지 못할 줄 알았지만 아이는 엄마가 언제 오나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보통 육아서들을 읽다보면 엄마가 잘못해서 미안하다는 말은 여러번 보아왔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아빠가 미안하다라는 말이 나오는데 왠지 모르게 엄마와는 또 다르게 가슴이 찡해진다.

아직까지도 육아는 흔히 여자들의 몫으로 생각해서 그런지 아빠가 이렇게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힘겹게 느껴지면서 그 속에서 아빠의 진지한 고민들이 더욱 와닿는다.

어떤 부분에서는 자신의 육아 경험을 진지한 철학적 고민으로 풀어낸 부분들이 있어 철학을 공부하는 마음이 되었다가 다시 육아 상황에 빠졌다가 다시 헤어나오기를 반복하면서 읽었던 것 같다. 그 중에서도 나와 비슷한 경우들은 더욱 공감이 많이 간다. 우리집도 제 1의 양육자는 할머니였던 것이다. 워킹맘이다보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였는데 그 속에서 할머니와 나와의 갈등이 자주 존재했었다. 철학적으로 이런 고민들에 대한 접근과 해답을 주는 부분이 좋았고 다른 육아서와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가끔은 너무 아이들을 의무감에서 양육하고 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지울 수 없을 때가 있다. 육아가 지나치게 힘들다고 느껴질 때이다. 그래서 아이에게 화를 내기도 하고 쉽게 받아주던 것도 짜증을 낼 때가 있다. 그런데 이 저자의 인문 육아 일기를 보면서 나도 아이들과의 일상을 생각하는 일기로 풀어낸다면 상황을 파악하는 것부터가 전부 달라져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하며 고민하는 육아가 어쩌면 나에게 큰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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