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니니까! 맛있는 그림책 7
허윤 글, 이희랑 그림 / 책먹는아이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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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니니까>라는 제목이 아이들보다도 저에게 낯익게 다가옵니다. 저 역시 여동생을 둔 언니 입장이다보니 어릴 때 부모님에게 듣고 자란 말인 것 같아 익숙합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에게는 더욱 더 "너는 언니니까~" 이런 말을 안 하려고 하는데 아무래도 큰 아이는 그렇게 느끼지 않겠죠? 알게 모르게 저희도 아이들에게 언니로서 부담을 준 것은 아닌가 생각해보게 되네요.

사실 이 책은 우리 둘째 딸 아이와 함께 봤는데 언니의 입장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으리라 생각이 되네요. 우리 둘째 녀석도 언니가 자기 뜻을 다 들어주지 않으면 저에게 와서 쪼르르 이르거든요. 이르는 것은 안 좋다고 타일러도 보고 하지만 결국엔 저도 언니니까 너가 참으라는 말로 큰 딸 아이를 다독일 때가 많은 것 같네요. 오히려 이 책을 보면서 큰 딸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요. 저는 물론 둘째 녀석도 그렇기를 바라구요.

자기 이야기는 들어주지 않고 동생 이야기만 들어준다고 생각하는 유나가 서운한 것은 당연하겠지요. 자기는 하고 싶은 말도 제대로 못하고 항상 양보만 해야되는 큰 아이로서의 서러움이 잘 그려져 있어요. 이런 서러움을 아이도 나름 표출한다고 하는데 그것이 동생을 살짝 살짝 괴롭히는 걸로 나타나는 것 같아요. 아이의 마음을 공평하게 부모가 받아주는 것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구요.

유나는 사촌 언니를 만나서 함께 놀면서 언니가 제멋대로 하고 싶은 것만 하는 것을 보고 불만이 많았어요. 그런데 이런 자신의 마음은 모른체 동생은 사촌 언니만 좋다고 따라다니니 얼마나 동생이 얄미웠을지는 생각만해도 느낄 수가 있겠더라구요. 그래도 큰 맘 먹고 동생에게 진짜 미용실 언니처럼 해주겠다면서 머리를 잘라주었는데 동생의 머리가 저렇게 웃기게 되어버렸네요. 언니가 머리를 싹둑싹둑 잘라주는 모습을 보더니 우리 딸 아이가 어떻게 하냐면서 걱정을 하더라구요. 아마도 자기는 동생이다 보니 동생 입장이 좀 더 눈에 먼저 들어오나봅니다.

하지만 동생의 머리를 저렇게 잘라놓고는 동생이 친구들이 놀릴까봐 걱정을 하고 있는데에다 대고 놀리는 친구를 자기가 혼내주겠다고 합니다. 역시 언니는 맨날 싸우고 괴롭히고 그래도 든든하고 힘이 되어주는 존재임이 틀림없네요.

맨날 싸우면서도 언니~ 언니~하고 졸졸 따라다니는 우리 딸 아이들 모습하고 똑같은 것 같아서 아이랑 이 책을 보면서 공감이 많이 되었답니다. 지금처럼 티격태격해도 서로 아끼는 마음을 늘 간직하며 사이좋게 자라났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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