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 글자
너대니얼 호손 지음, 박계연 옮김 / 책만드는집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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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유명한 작품이지만 대략적인 내용만 주워들어 알고 있는 정도였지 실제로 이렇게 읽어본 것은 처음이다. 명작들은 달리 명작이라고 하는 것이 아니란 것을 다시 한 번 눈으로 읽으면서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다.

주홍 글자라는 낙인이 찍힌 여성을 둘러싸고 그를 사랑한 남성과 그의 전 남편이 이들에 대한 복수를 그리는 내용이 주가 된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여러 가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모든 사람에게 존경받는 목사가 사실은 이 낙인찍힌 여성을 사랑했던 남자임이 드러난다. 주홍 글자라는 낙인이 찍힌 사람과 낙인이 찍히지 않은 평판 좋은 사람 둘 중 어떤 사람이 죄인인가 하는 물음을 갖게 한다. 인간은 누구나 이중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적절히 조절하고 있을 뿐 악마와 같은 추악한 본성 또한 우리 안에 존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신처럼 존경받지만 사실은 추악한 죄를 저질렀다고 볼 수도 있는 목사, 그리고 주홍 글자를 가슴에 매단 채 평생 살아가지만 자신의 죄에 속죄하는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을 도우며 살아가는 여인... 우리는 겉으로 드러난 행위만 가지고 사람을 판단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하는 생각도 들었고 법률이라는 것도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도 아니고 어떤 사람에게는 관대하고 어떤 사람에게는 엄격하다면 다시 한번 고려해봐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은 이런 나의 복잡한 생각들 외에 여인의 전 남편이 목사가 아이의 아빠 임을 알고 찾아가서 복수를 꿈꾸는 모습들이 영화의 반전처럼 그려져 읽는 재미를 더해줬던 것 같다. 그리고 이 의사를 피해 달아나려했던 목사와 여인.. 그러나 이 목사가 선택한 것은 결국 사람들 앞에 자신의 가슴 속에 새겨져있는 주홍 글자를 내보이고 자신의 죄를 만천하에 드러내게 되었다는 것이다. 책에서도 묘사되어 있지만 목사의 이러한 행동에 대해서 일부 사람들은 믿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우리도 항상 믿고 싶은대로 믿으며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본다. 주홍 글자는 사실 여인의 옷에 달고 있지만 어쩌면 목사와 의사 모두는 물론 우리 모두도 저마다의 주홍 글자를 가슴에 새기고 살고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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