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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가 1등이야! ㅣ 단비어린이 그림책 6
마르틴 발트샤이트 글, 크리스티네 슈바르츠 외 그림, 이유림 옮김 / 단비어린이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우선 책이 완전 파손된 채로 왔기 때문에 아이가 책을 보자마자 한 말은 책은 소중히 다뤄야하는데 책을 이렇게 다뤘다면서 안 보겠다면서 화를 내네요. 제가 봐도 어찌나 심하던지 책 표지 겉면과 책 뒷면이 완전히 반으로 꺾여서 왔답니다. 이런 책을 배송했다는 것에 대해 출판사에 대한 이미지가 급 반감된 것은 어쩔 수 없네요. 사실 저는 출판사에 대한 이미지를 믿고도 책을 많이 고르는 편인데, 책 표지 안에는 마음을 담아 드린다고 도장까지 찍어서 보내줬건만 어쩌면 이런 책을 보낼 수 있는지 단비 어린이라는 출판사에 대해 심히 실망했네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책 표지는 엉망이지만 내지는 그래도 이 정도는 아니라는 것...
그래서 보내줬는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에요.
아무튼 이 책을 만난 첫 이미지가 그래서인지 아이가 이 책을 별로 잘 보지 않았네요. 책꽂이에 며칠 동안 내내 꽂혀있다가 얼렁뚱땅 제가 읽어줬답니다. 우리 모두가 1등이다라는 제목을 처음 보고는 1등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책일 것이라고 짐작했어요. 꼭 모두가 1등이 될 필요는 없으니까 말이죠. 그런데 제가 생각한 내용은 아닌 듯하네요. 말 그대로 모두가 1등이에요.
사람들의 올림픽을 보고 자기가 훨씬 빠르다면서 올림픽에 나간 펭귄의 모습부터가 사실은 썩 마음에 들지 않는 설정이에요. 결국 사람들을 상대로 올림픽에 나가서 금메달을 따는 펭귄... 물갈퀴가 있다며 금메달을 실격당한 펭귄을 보고 동물의 왕 사자가 분노하면서 인간들의 올림픽에 모두 다 참여하여 금메달을 획득해 버리네요. 불공정한 경기란 생각이 많이 들더라구요.
펭귄을 물갈퀴를 자르라고 한 것은 분명 잘못 된 일이지만 어쩐지 아이들에게 어떤 인식을 심어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내가 남들보다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는데 그걸 뽐내고 싶다면 공평하지 못한 출발이지만 괜찮다는 인식???
그래도 다행인 것은 동물들이 그동안 올림픽을 위해 피땀을 흘린 인간들에게 메달을 돌려줬다는 사실인데 이것이 인간들을 과연 기쁘게 할지는 모를 일이네요. 그리고 마무리는 결국 금메달을 박탈당했던 펭귄에게 다시 메달을 주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 모두는 1등에게만 가치를 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차라리 2등도 괜찮다고 했으면 더욱 나을 뻔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꼭 1등만이 진정한 챔피언은 아니라고 아이에게는 일러주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