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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할매식당
우에가키 아유코 글.그림, 이정선 옮김 / 키위북스(어린이) / 2012년 7월
평점 :
우리 막내는 할머니가 돌봐주셔서 그런지 할머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있는 것 같아요. 더군다나 요즘엔 쌍둥이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쌍둥이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라 그런지 아이가 무척 관심을 많이 갖더군요.
정말이지 모처럼 좋은 아이 그림책을 봤다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내용도 예쁘고 그림도 예쁜 그런 그림책입니다. 제 마음에도 쏙 들었지만 무엇보다도 아이가 좋아하니 저도 만족스러워요. 옷 색깔만 다를 뿐 같은 옷을 입고 있는 쌍둥이 할머니... '맛있게 드세용~ 더 드릴까용?~ 나왔습니당~' 등 할머니의 말투가 무척 사랑스럽고 구수합니다. 아이에게 읽어주니 아이는 할머니의 말투가 재밌는지 까르르 웃으며 좋아합니다.
서로 다른 색깔의 옷을 입었지만 사실 비슷한 면이 많은 쌍둥이를 잘 묘사한 것도 이 책을 보는 아이에게 큰 즐거움을 주는 것 같습니다. 귀걸이 색깔만 다르다는 것을 아이가 발견했으니까요. 아이 말을 듣고 보니 파랑 귀걸이랑 빨강 귀걸이... 색깔만 다르고 모양은 같은 귀걸이를 쌍둥이 할머니가 하고 있네요. 같은 신발을 신고, 같은 양말을 신은 것은 물론 말할 것도 없구요. 그런데 같은 동작을 취하고 있는 모습이 종종 있어서 아이는 그런 것을 재밌게 찾더라구요. 역시 쌍둥이는 취향도 비슷하고 닮은 모양입니다.
밖에서 또래의 쌍둥이를 만나면 무척 신기해했던 우리 딸인데 할머니 쌍둥이를 보니 신기한가봐요. 단번에 쌍둥이인 줄 알아보더라구요.
소문난 식당을 경영하고 있는 쌍둥이 할머니가 어느 날 밤 커다란 곰에게 납치(?)를 당하는데, 사실 놀랄 수도 있었을텐데 몸이 아픈 엄마 곰과 아기 곰들을 위해 쌍둥이 할매가 요리 솜씨를 발휘하지요. 그 덕분에 곰들은 맛있는 수프를 먹을 수 있었구요. 음식 냄새를 맡고 찾아온 동물 친구들까지도 나눠 먹는 모습이 보기 좋았답니다.
쌍둥이 할매는 다른 동물들도 식당에 올 수 있도록 광고지를 붙여놓게 되는데 인간과 동물들이 똑같은 손님으로서 한데 모여 식사를 하는 모습이 색다릅니다. 인간과 동물이 한데 어우러져 사는 것 같아 보기 좋더라구요. 현실에선 있을 수 없는 모습이지만 쌍둥이 할머니들의 넉넉한 인심과 정을 아이에게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