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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뿔 (체험판)
임은정 / 문화구창작동 / 2012년 5월
평점 :
판매중지
예전에 텔레비전에서 문득 어떤 사람이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며 자신의 젊은 날을 감옥에서 모두 보내고 나왔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아마도 이 책이 그 사건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는데... 그 뉴스를 접하면서 든 생각은 억울하게 감옥살이를 하고 나왔고, 이후에 죄가 없다고 판정받았지만 그 사람의 젊은 시절은 누가 보상해줘야 하나 하는 것이었다.
이 사건을 보며 정말 뿔이 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 그냥 뿔났다 정도가 아니라 엄청난 분노를 느꼈다. 억울하게 성폭력의 범인으로 몰려 15년이 넘는 긴 세월을 감옥에서 보냈다. 억울함으로 평생을 보낸 이의 심정은 어떠했을까를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먹먹해온다. 힘없는 자는 옳은 말을 해도 들어주지 않으니 그 심정이 오죽 답답했을까... 이 모든 것이 실화라는 사실이 우리를 더 분노하게 만드는 것 같다. 힘의 논리를 앞세워 억울하게 무고한 한 사람을 감옥에 가두는 것이 권력을 가진 그들에게는 너무나도 쉬워보였다. 그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언제까지 법이라는 이름으로 그냥 덮어두기만 할 것인가...
사실 이 소식을 뉴스로 접하고서는 한동안 혼자 흥분했다가 어느새 잊어 버리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이런 사람들이 정원섭씨 뿐만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더욱 강해졌고, 법이라는 이름으로 무고한 사람들을 가두는 것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 누가 봐도 명백한 죄를 짓고도 버젓이 아무렇지도 않게 잘 살고 있는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법이라는 것은 그 어느 것보다도 공정해야 할 터인데 가진 자들에게는 죄가 있어도 그에 합당한 처벌을 하지도 않으면서 힘없는 자는 죄를 지으면 반드시 그 대가를 받게 한다. 죄가 있으면 벌을 받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죄없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가 있단 말인가? 사형제도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사실 요즘 인권이다 뭐다 해서 사형제도는 있지만 우리나라는 사실상 사형폐지국가로 분류되었다. 사실 어떤 부분에서는 사형이 있어야 될터인데 이렇게 죄가 없는대도 오판으로 인해 사형당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 아찔한 일이다. 그나마 늦게라도 무죄가 되었음은 정말 다행이고, 무죄가 되기까지 얼마나 끈질기고 힘든 투쟁을 해왔는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는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음한다. 한 가지 이 소설에서 아쉬웠던 점은 주인공과 순옥과의 사랑이야기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정말일까 하는 의구심이 많이 들었는데 오히려 이 부분이 진실에 맞서 싸우는 주인공의 모습을 퇴색시키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