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의 사상을 이렇게 재미나게 만화로 만날 수 있어서 책을 읽는 내내 유쾌했다. 다른 사상가들에 비해 한비자의 사상은 학창 시절에도 간단하게 설명을 듣고 넘어가서 그런지 기억이 나는 것이 별로 없었고 부국강병만 기억에 남았던 것 같은데 그것조차도 가물가물해져버린 터였다. 그래서 그런지 한비자에 대한 이야기는 무척 흥미롭게 다가왔던 것 같다.
우선 뒷부분에 나와 있는 한비의 출생과 사상을 먼저 읽은 것이 한비의 사상을 이해하는데에도 도움이 되었고, 한비자의 이름은 다른 사상가들과는 달리 왜 이름 그대로 사용하고 뒤에 자를 붙이는지도 알게 되었다. 그런 소소한 지식들이 흥미를 더해주었고, 특히 시황제를 만나 자신의 주장을 펼쳐보이지도 못하고 독약을 마시고 죽었다는 점도 새로이 알게 된 사실이었고 문득 소크라테스가 떠오르기도 했다.
다시 책의 처음부터 펼치고 읽어내려갔을 땐 정말이지 이렇게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이 갖추어야 할 것들이 많구나는 물론 글귀 하나 하나가 어찌나 지혜롭던지... 고전은 달리 고전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자성어도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은 그 유래라든지 관련된 글을 통해 이해도 쉽고 기억하기도 쉬운 것 같고, 역사와 관련된 설명 또한 흥미롭다. 작은 주제, 그리고 역사와 관련된 이야기, 만화, 그리고 교훈의 형식으로 책이 이루어져 있는데 어느 것 하나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 없다. 만화로 이루어져 있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본받거나 생각해봐야할 지혜까지 잘 전달해주고 있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정치인들이 모범이 되지 않고 있어서 그런지 이 책을 읽는 내내 지도자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란 생각도 들었고, 그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를 경계하고 부하들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 즉 대통령이라면 국회의원 등 자신의 측근을 어떤 사람으로 두어야 하고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 좋은 참고가 될만하리란 생각이 들었다. 뿐만아니라 정치나 외교를 함에 있어서도 어떻게 하는 것이 현명한지도 책 속에서 교훈 삼을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공자가 주장하는 인의로는 나라를 지킬 수 없다고 하며 인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이야기한다. 공자가 꿈꿨던 세상이 이론적으로는 사실 바람직하다고 할지라도 그것만으로는 나라를 다스릴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인도 필요하지만 통치에 있어서는 강한 힘도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지만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들이라면 더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