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이동 - 살림하는 아빠, 돈 버는 엄마, 변화하는 가족
제러미 스미스 지음, 이광일 옮김 / 들녘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아직도 직장 일을 핑계로 육아에는 뒷전인 아빠들이 많이 있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엔 아빠들의 육아에 대한 참여와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진 것 사실인 것 같다. 육아에 있어서 아빠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루고 있는 육아서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다는 것과 그 책들이 나름 잘 팔리고 있는 걸 봐도 그 사실을 입증해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동안 당연시 되어왔던 육아는 엄마의 몫이라는 생각이 잘못 되었다는 것을 아빠들도 조금은 공감하는 것이리라.

아빠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경제력이리라. 경제력을 상실해서 아빠가 집에만 있는 경우 가족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하는 현실은 드라마 소재로도 종종 등장한다. 과거라면 아빠가 집에 있고 엄마가 대신 직장에 나가 돈을 벌어온다고 하면 곱지 않은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봐온 것은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최근엔 이러한 현상이 소수이기는 하지만 직장맘이 상대적으로 늘어난 것처럼 살림을 하는 아빠의 수도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아빠의 이동'이라는 말로 이 책에서 그려내고 있다. 이제는 그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고 시대적, 사회적으로 변화함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전에 텔레비전을 보다가 아내가 아이들을 남겨두고 혼자 집을 나가버려서 직장일과 가사일을 병행하는 아빠의 모습을 봤다. 엄마들도 아이들 돌보고 직장 일을 하는 것이 무척 버거운 일인데 특히 아이들 돌보는 일에 여성보다 익숙하지 않는 남성이 이 두 가지 일을 해내는 것을 보고 이제는 많이 비슷해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남성도 여성도 자기 일을 하면서 육아를 할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잘 되려면 물론 남성과 여성이 육아가 공동의 몫이라고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단순히 아빠의 이동이라는 변화가 어떤 요인에서 생겨났고 앞으로도 더 가속화될 전망이라는 것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이런 상황 속에서 아빠는 양육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어 아빠의 역할에 대한 육아서란 생각도 잠시 들었다. 아빠도 육아에서 전혀 엄마에게 뒤지지 않는다는 것도 다양한 조사 결과나 사례를 들어 보여주고 있고, 남성에 대한 편견도 조금은 누그러뜨릴 수 있었던 것 같다. 아빠의 변화를 받아들이기에 아직도 망설이고 있는 엄마나 그의 가족들 또는 남성의 육아를 좀 더 잘 해내고 싶은 아빠들이 함께 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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