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집 맏아들 - 대한민국 경제정의를 말하다
유진수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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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목이 왜 가난한 집 맏아들인지 궁금했었는데 가난한 집 맏아들 이야기를 들어보고 나니 정말 제목도 잘 지었네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가난한 집 맏아들 이야기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아왔던 가정의 모습이라 친숙하게 느껴진다. 드라마에서도 단골 소재로 나올 법한 가난한 집의 맏아들 이야기다. 가족 모두의 희생을 통해 엄마, 아빠의 희망으로서 유일하게 대학에 진학하고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게 되는 맏아들... 부모의 뒷바라지는 말할 것도 없다.

이러한 흔한 우리 주변에서 들어봄직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의 경제 문제와 도덕적 의무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는 것이 정말 흥미롭다. 나같이 경제에 문외한인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고 흥미로운 이야기로 주제를 풀어내고 있는 점도 책을 술술 읽게 만드는 한 요인이다.

전적으로 맏아들에게만 혜택을 준 것이 최선의 선택이였는지 벤담의 공리주의와 롤즈의 정의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있다. 아무튼 그 문제는 그렇다치고 부모라고 말할 수 있는 정부에게 혜택을 받아 성공한 기업들은 비용을 지불해 준 사람들에게 그 빚을 제대로 갚고 있지 않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실 나도 항상 우리나라 대기업들과 재벌들은 기부하는데 인색하다고만 생각했지 자신들의 도덕적 의무를 다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은 막연하게만 했었던 것 같다. 당연히 그들이 받은 혜택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주장에 이제 정당성을 부여받은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사실 제대로 알아야 제대로 요구도 할 수 있는 법인데 그동안은 대기업들의 태도에 대해 한탄만했지 그들이 당연히 해야할 것들을 하지 않는다고는 덜 생각했었던 것 같다.

최근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다시 한 번 꺼내 읽었다. 정말 정의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어 준 책이기도 하고 이 책에도 짧게 소개되어 있는 것처럼 요즘 우리 사회의 모습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이기도 하다. 정의로운 우리 사회가 되려면 이제는 가진 자들이 그렇지 않은 자들과 함께 살아가려는 자발적인 마음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것 같다. 부자들의 도덕적 의무가 제대로 실현되는 사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은 크지만 이것이 법으로 정해진 것도 아닌 이상 자발적으로 지킬 부자들이 얼마나 될지 한편으로는 근심스러운 마음이 앞서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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