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관자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19
제임스 프렐러 지음, 김상우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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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학교 폭력이 너무 심각해진 가운데 방관자에 대한 이야기가 토론에서도 많이 나왔습니다. 이제는 방관자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사실 무서운 생각마저도 들곤합니다.

사실 이 책은 저자가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여서 얼마나 우리 학교 현장의 모습과 비슷할까라는 생각이 조금 들었는데 제 우려와는 달리 너무도 우리의 아픈 모습을 콕콕 찝어낸 것 같아서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특히 가해자와 피해자의 모습들에 대한 묘사가 탁월해서 정말 공감이 많이 되었습니다. 가해자라고 할 수 있는 그리핀은 어른들에게 선행을 베푸는 것 같은 행동을 하지만 결국 이면에는 자신의 이익을 위한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목적을 위해서는 마음에 없는 선행도 서슴지않는 이런 아이들의 이중적인 행동과 심리가 잘 드러나 있습니다. 또한 자신도 모르게 불량 친구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리핀에게 끌렸던 에릭처럼 아이들이 불량스럽다고 느끼는 친구들에게 서서히 물들어가고 어울리게 되는 과정도 아이의 심리를 통해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십대들의 가정사와 관련된 고민, 친구들과의 문제 등도 잘 다루고 있어 읽는 내내 '아이들은 저럴 수도 있구나', '그래서 아이들이 저렇게 되어가는구나' 등등 공감이 많이 갔습니다.

 

가해자의 눈에도 할랜백이 당하고 있을때 지켜보던 아이들은 결국 자신들과 별반 다를게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그리핀의 잘못을 지적한 에릭에게 그리핀이 "내가 기억하는 건 거기 함께 서서 웃어대던 네 모습뿐이야."라는 말을 건네는 모습을 보고 놀랐거든요. 또한 피해자였던 할랜백이 주변에게 알려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는 점은 물론 가해자인 그리핀 무리에 끼고 싶어하는 심리, 그리고 결국엔 그리핀 무리에 끼여 에릭을 괴롭히는 모습에서 피해자가 또 다른 가해자로 탈바꿈 되는 과정을 잘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방관자는 더 이상 그냥 지켜보는 '제 3자의 입장'이 아니라 에릭처럼 또 다른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 또한 방관자는 가해자도 피해자도 될 수 있는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가만히 있을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행동으로 옮겨야 이런 학교 폭력의 고리가 끊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게 되었어요. 읽는 내내 마음은 편치 않았지만 그만큼 우리의 현실이라는 생각으로 받아들이게 되네요.

 

이 책이 청소년 걸작선인데 청소년들은 읽으면서 자신들의 현재 모습들을 가해자이든, 피해자이든, 방관자의 입장에서든 들여다 볼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 같구요. 학교 현장에 있는 교사들은 물론 학부모님들도 꼭 읽어봤으면 하는 마음이 듭니다. 아이들의 이런 심리를 이해하는데 충분히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방관자도 범죄에 가담하는 것과 같다는 마음으로 이제는 행동으로 방관자에서 벗어나는 아이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해봅니다. 저 역시도 사회에서 방관자가 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겠다는 생각도 많이 갖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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