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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티는 못 말려! ㅣ 날마다 그림책 (물고기 그림책) 9
제인 데블린 글, 조 버거 그림, 김호정 옮김 / 책속물고기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책을 찢고 얼굴을 내민듯한 개구쟁이 소녀 해티가 보이시나요? 책을 다 읽고 나면 해티라면 저렇게 책을 찢고 얼굴을 내밀었을거란 상상이 가실 거에요. ^^
책의 처음부터 말썽쟁이 해티가 등장합니다. 간결한 배경에 개구진 모습... 얼마나 개구쟁이인지 금새 아실 수 있답니다.
엉뚱하게도 머리를 땅에 부딪쳐서 개구쟁이가 되었다고 하는데 그 설정 또한 우스운지 아이가 깔깔 웃더라구요. 동생을 1000원에 내다팔려는 발상... 현실에서라면 정말 부모 입장에서 이해하기가 쉽지 않겠죠. 책이라서 조금 웃고 넘어가지만 엉뚱한 사고뭉치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아요.
말썽쟁이지만 친구들은 그런 해티의 모습을 좋아해서 해티는 친구들에게도 인기가 많았어요. 하지만 친구들의 부모님은 그런 해티가 자신들의 아이와 함께 지내는 걸 탐탁하게 여길리가 없죠. 결국 친구들의 어머니가 해티랑 못 놀게 하자 해티는 착한 해티가 되기로 마음먹습니다.
어찌보면 어른들에 의해 상처받고 착하게 되겠다고 마음먹은 해티... 씁쓸한 어른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 같아서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착해진 해티의 모습이 슬퍼보이는 것 같습니다. 1등 해티로 바뀐 모습이 그렇게 좋아보이지만은 않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1등을 해서 상을 받게 된 해티의 돌발행동으로 인해 어른들은 눈살을 지푸리게 되지만 해티와 멀어졌던 친구들은 환호합니다. 아이들의 시각과 어른들의 시각이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도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결국 다시 말썽쟁이 해티로 돌아왔네요. 1등만하고 부모에게 순종하는 것이 과연 착한 것인지 우리에게 묻고 있는 것 같아요. 반대로 부모 입장에서 아이들에게 말 잘듣고 1등하고 이런 모범적인 것들만 바라고 강요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돌아보게 만드네요.
요즘 우리 사회에 보면 자기 자식 귀한 줄만 알아 이기적인 아이들로 키우는 부모도 많지만, 반면에 바르게 살아야한다는 걸 강조하다보니 그것이 오히려 아이를 착한 아이 컴플렉스에 빠지게 하는 경우도 많은데 그 경계에서 주의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게 만드네요.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이 아니라면 귀여운 장난 정도는 부모가 받아주고, 정도가 지나친 경우는 왜 그런 행동들을 하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아무튼 얄밉기도 하지만 동시에 귀엽기도한 해티의 매력 잘 만나봤네요. 역시 해티는 말썽쟁이일때가 더욱 해티다운 것 같다는 생각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