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인간답게 읽는 시간

과학을 인간답게 읽는 시간
전대호 지음 / 해나무 / 2025년 12월

과학과 철학이라고 하면 어딘가 양립할 수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들이 많이 있었던 것 같은데 이 책은 그런 저의 편견을 어느 정도는 해소해줄 수 있었던 책인 것 같습니다. 과학 역시 인간을 위해 쓰여져야 하긴 하지만 어딘가 인간성은 빼놓고 생각할 때가 많지 않았었나 돌아보게 되네요.

그동안 많은 과학 책들은 저마다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딱 떨어지고 명료하며 답이 정해져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거든요. 과학을 인간답게 읽는다는 제목이 참으로 멋있게 느껴집니다. 과학 전문 번역가인 저자는 과학 뿐만 아니라 철학 역시도 공부했기에 우리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어떤 부분에서는 우리가 늘 걱정하는 과학과 인간성이 과연 양립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간의 삶이 풍요로워진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긴 하지만 어찌 보면 인간다움을 잃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과학과 철학을 함께 논의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인 듯 합니다. 

이 책은 이러한 걱정들을 꿰뚫어보기라도 한 듯 인간의 입장에서 과학을 바라보라고 권유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각으로 과학을 바라본다는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부분들에 대해 새롭게 사유할 수도 있고 더 나아가 결국 과학도 인간과 함께 해야한다는 중요한 사실을 잊지 않고 각인시켜주고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역사를 통해 과학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는데 과학도 결국 인간과 떼어놓고 설명할 수 없음을 느낍니다. 과학을 오히려 잘 사용하기 위해서라도 이 과정에서 철학적 사유는 떼어놓고 설명할 수 없을 듯 합니다. 1장의 ‘과학은 차가운가’라는 부분이 꽤나 흥미로웠고 과학자들 역시 인간이기에 퀴리 부인처럼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하는 길을 택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는 사실을 새삼 새롭게 느껴게 되었습니다. 따뜻한 심장을 가진 과학자들 덕분에 이성과 함께 과학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었겠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고요. 따뜻한 심장을 가진 분들이 더 많아지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