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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예뻐서 마음에 품는 단어 ㅣ 앤드 산문집 시리즈
이소연 지음 / &(앤드) / 2024년 4월
평점 :
한없이 바쁠 때는 시를 읽을 생각을 잘 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우연히라도 시를 접하게 되면 뭔가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 같아서 오히려 바쁘고 마음의 여유가 없을 때 시를 읽으면 좋은 것 같습니다.
제가 마침 딱 그런 상황에서 이 책을 접했습니다. 물론 이 책은 시집은 아닙니다. 시인이 쓴 산문집이지만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큰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습니다. 시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책이란 표현이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네요. 시인의 입을 통해 시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책이란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또한 책 표지의 잔잔한 그림만 봐도 뭔가 마음이 차분해지고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라면 저는 단연코 책의 제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저 예뻐서 마음에 품는 단어’라는 제목이 너무 예쁘게 와닿더라고요.
예뻐서 마음에 품는다는 표현이 너무나도 좋았습니다. 아무튼 저도 잠시 시를 썼던 기억을 떠올려보게 되었습니다. 학창 시절 문예부에 들어가 시를 썼던 때가 있었는데 전혀 전문적이지도 않았고 그냥 나의 감성들을 글로 끄적여 놓았던 것 같은데 부끄럽지만 그래도 즐거웠던 기억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저자의 시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문예창작과에서 글을 쓰며 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저자의 이야기가 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의 고유성에 대해 저자가 이야기하면서 열쇠 이야기를 하는데 그 부분이 저는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열쇠만 있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이 아닌 열쇠를 손에 쥐고도 다른 문 앞에 서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 새삼 인상적으로 다가오더라고요.
시는 저자의 감정이 잘 묻어나는 글이지만 그러면서도 읽는 사람에 따라 마음대로 해석할 수 있고 생각할 수 있어서 또 좋은 것 같아요. 시인이 되어서 즐거워하는 저자 같은 사람도 있지만 그 시를 읽고 좋아하는 저 같은 사람도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