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행복하게, 그러나

영원히 행복하게, 그러나 - 어떤 공주 이야기
연여름 외 지음 / 고블 / 2023년 12월

어릴 때는 공주 이야기를 참 많이 읽었던 것 같고, 우리 아이가 어릴 때에도 공주 이야기를 많이 읽어주었습니다. 그러다가 요즘 시대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새로운 시각으로 공주를 해석한 애니메이션이라든지 동화나 그림책 등이 많이 생겨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 역시 아이 그림책이나 동화책 중에서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는 공주 이미지가 아닌 새로운 공주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야기를 아이에게 많이 읽어주었습니다. 여성에 대한 편견을 갖지 않게 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봐야겠지요.

이 책은 부제에 공주 이야기라는 말이 붙어있어서 어떤 공주 이야기를 하고 있는 책인지 무척 궁금했습니다. 알고 보니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는 공주들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새롭게 재해석하거나 창조해낸 공주 이야기를 여러 명의 작가들의 시선으로 그려낸 책이더라고요.

이 책에 나와 있는 작품들은 모두 우리나라 여성 작가들에 의해 쓰여졌다는 점에서 공주 이야기라는 부제를 각각 어떻게 해석했는지 살펴볼 수 있는 책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는 공주들의 이미지가 떠오르기도 했지만 각각의 작품마다 장르도 너무나도 다르고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달라서 그러지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이 책은 공주 이야기가 아닌 여성 이야기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코미디, SF, 호러 등 다양한 장르를 다루고 있어서 한 편 한 편 읽을 때마다 지루할 틈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작품 속에서 기존의 공주를 연상케 하는 부분들도 분명 존재하지만 생각해볼 거리를 던저준다거나 우리 사회의 문제점들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는 부분들도 있어서 때로는 답답한 속이 조금이나마 풀리는 듯한 기분을 느끼기도 했고, 함께 공감하고 있는 문제들이 있다는 사실에서 조금이나마 안도나 위안이 되기도 하더라고요.

오늘날에도 여전히 어디에선가 존재하고 있을지 모를 공주들의 이야기를 시대에 맞게 재해석하여 흥미롭게 전달하고 있는 책이여서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