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삶은 PK로 이루어져 있지 투명 시인선 1
최진영 지음 / 투명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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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상에서 다른 플레이어를 죽이는 플레이어 킬링이라는 게임 용어를 PK라고 줄여서 이야기를 한다고 하네요. 이 게임 용어가 왜 등장하는가 봤더니 저자가 이야기하고 있는 우리의 모든 삶은 플레이어 킬링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거에요.  

 

제목만 보면 어떤 소설이나 에세이 같은 형식으로 된 책일 것 같지만 사실은 시인이 이야기하는 시로 구성되어 있어서 더욱 더 색다르게 다가왔습니다. 우리의 삶 자체를 게임에 비유하면서 시인은 살아가면서 나보다 레벨이 낮은 사람들을 찾아 그들을 공격하는 우리의 모습을 빗대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고 있는 많은 범죄와도 연관지어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자신보다 약한 사람이라고 판단되면 다른 이유와 상관없이 무차별적으로 그들을 공격하고 해하는 우리 인간의 모습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구직 사이트라는 제목의 시에서도 직업을 구하는 우리의 모습과 실제로 직장에서 감시당하고 제대로 임금을 받지 못하는 등의 어두운 이면을 잘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코로나라는 제목이 시에서는 상가 주인이 계절보다 빨리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면서 장사를 하는 이들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잘 보여줍니다.

 

슬프지만 어른이 되었다고 느낄 때는 언제인지 시인의 시를 읽으면서 나도 이제 어느 정도 어른이 되었구나 싶은 생각에 마음이 조금 아파오기도 하네요. 개인적으로는 버스라는 제목을 가진 시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수많은 버스 번호가 언급되는데 그 자체가 우리 인생인 것처럼 느껴지더라고요. 그러다 결국 그냥 마음이 바뀌어 걸어가는 모습이 여운을 남깁니다. 노이즈 캔슬링이라는 제목의 시에서는 서로를 밟고 서 있는 것은 당연스러운 모습이라는 이야기에서도 씁쓸한 우리 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 합니다. 

 

저자의 시에서는 우리 사회의 병들고 어두운 면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 같아서 읽으면서 공감이 가고 마음이 아프고 안타깝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다음에 시인의 시들이 아름다운 이야기로만 가득찰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좀 더 밝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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